日 휴대폰 시장 급속히 `냉각`

 일본 휴대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집계한 일본 휴대폰 시장 통계의 따르면 8월 일본 내 휴대폰 출하량은 208만4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9%나 급감했다. 이는 49.4%가 감소한 2002년 3월 이래 6년 5개월만에 최고 감소폭일 뿐만 아니라 출하대수로는 일본이 휴대폰 출하량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이 처럼 일본 휴대폰 시장이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은 1억대 이상이 보급되며 포화상태에 이른 영향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지난해 가을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휴대폰 교체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신규 고객 확보 차원에서 통신요금은 인하한 반면 매장에서 판매되는 휴대폰 가격은 크게 올렸다. 신 요금제 도입 이전 공짜 또는 1엔씩에 판매되던 휴대폰 최신기종은 이후 5만∼6만엔 수준으로 가격이 껑충 뛰었다. 물론 통신사업자들이 이용요금을 앞다퉈 낮추게 된 데는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로부터 주파수를 임차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의 시장 진입을 일본 정부가 활성화한 영향이 크다.

지난 여름 판매 경쟁에선 NTT도코모가 19개 기종의 휴대폰 신제품을, KDDI(au)는 12개 신제품을, 소프트뱅크모바일은 방수 휴대폰 등을 쏟아내며 6월 휴대폰 출하대수를 전년 대비 2% 증가로 돌려놓기도 했으나 그 약발이 사라진 7월엔 29% 감소로 반전되면서 수요감소의 한파는 한여름 휴대폰 시장을 다시 꽁꽁 얼려놓았다.

이 같은 과정 반복되는 동안 미쓰비시전기가 지난 3월 휴대폰 사업 철수를 선언했고, 4월엔 산요전기도 휴대폰 사업을 교세라에 매각했다. 급기야 이달 들어선 샤프마저 휴대폰 매출감소 여파로 올해 매출계획을 전면 하향 조정하기에 이르렀다.

손정의 소프트뱅크모바일 사장은 지난 8월 휴대폰 출하량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 “수요부진으로 휴대폰 재고가 쌓이면서 통신사업자들이 휴대폰 업체에 공급주문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휴대폰 수요를 진작할만한 특별한 이슈가 없어 이 추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