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시장이 고성능 휴대폰의 잇따른 등장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모바일 게임용 플랫폼인 ‘엔게이지(N-Gage)’의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건 데 이어 애플의 아이폰도 시장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3일 로이터는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 중인 모바일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2009년을 ‘가장 역동적인 한 해’로 점쳤다고 전했다.
◇새로운 기회 맞는 모바일 게임 시장=“모바일 게임 시장이 열린 이래 가장 흥분되는 시기입니다. 내년 전망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EA의 유럽 지역 모바일 게임 부문장인 자비에 페레이라는 2009년 전망과 관련해 “새로운 플랫폼들의 등장으로 수 개월내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 모바일 게임을 섣불리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조사기관들에 의하면 시장 규모 예측치도 40억달러부터 최대 80억달러까지 들쭉날쭉하다. 게임개발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이동통신사들의 비협조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시장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내년 노키아의 ‘엔게이지’와 애플의 ‘아이폰’이 시장 부흥을 이끌 ‘투톱’으로 등극할 것을 확신했다.
◇노키아, 모바일 게임 강자되나=무엇보다 이들 양사의 새로운 플랫폼은 기존 시장의 한계로 인식됐던 마케팅과 사용자 접근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애플이 1000만대 이상 팔았다고 주장하는 아이폰은 3G 제품에 새롭게 탑재된 ‘앱스토어’로 사용자들이 좀더 편리하게 게임을 구매·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최근 노키아의 행보가 주목된다. 노키아는 지난 2003년 휴대용 게임기인 엔게이지를 선보였다가 실패를 맛본 뒤 이를 노키아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전환, 본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새로운 ‘엔게이지’를 모바일 플랫폼 전략의 시금석으로 삼고 있는 노키아는 8월 출시한 N85에 ‘엔게이지’를 사전 탑재한 데 이어 신형 멀티미디어폰인 N96에도 이 서비스를 내장할 계획이다. 휴대폰 초기 화면에서 게임을 제공하고 무료 시험 버전도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노키아의 휴대폰 시장에서의 입지를 고려할 때 애플의 10배에 달하는 모바일 게임 사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게임 업계, 장밋빛 전망=EA의 자비에 페레이라는 “노키아의 새로운 플랫폼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실패할 수 없는 서비스”라고 확신했다. 그는 또 “다수의 신규 플랫폼이 시장 환경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대형 모바일 게임 업체인 글루모바일의 그레그 밸러드 CEO는 “모바일 게임 업체들에게 가장 아픈 고리는 판매 촉진 방안이었다”며 “새 플랫폼의 도입으로 이 문제가 해소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장 3위 업체인 게임로프트도 지난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엔게이지와 아이폰을 통해 새로운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고 관망했다.
이동통신사업자에게 모바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앰독스의 아이탄 겔바움 부사장은 “휴대폰 다운로드 소프트웨어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18개월 전 35%에서 최근 50%까지 증가했다”고 긍정적 수치를 제시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