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규제보다 빠른 친환경 경영

[현장에서]규제보다 빠른 친환경 경영

 “그 물질에 대해 어떤 규제가 있습니까?” “당장 부품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뭐죠?”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흔히 듣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전 지구촌이 ‘친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는 추세를 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지적한 언급이다. 미래 견인차가 바로 그린 경제라는 전망은 필연적이다.

 특히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뒤 ‘친환경’의 필요성은 단순 구호로만 그치지 않는다. 유럽의 유해물질규제(RoHS)는 종전보다 더욱 엄격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미국·중국 등도 동참하는 추세다. 이미 업계에는 친환경 아니면 반환경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기업의 경제 활동에 필수과제가 된 것이다.

 선진국들이 지난 20년간 반덤핑 규제를 진입 장벽으로 활용했다면 이제는 까다로운 환경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환경 의식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친환경 이미지를 갖춰야 한다. 중요한 점은 이런 분위기를 위기가 아닌 차별화된 경쟁력 요인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우리 기업들에 필요한 자세가 바로 ‘규제보다 한발 빠른 친환경 경영’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유해물질을 친환경 부품으로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구매·생산·사용·재활용·폐기 등 전 과정에서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더욱이 당장 법적으로 규제받지 않더라도 유해성 논란을 안고 있는 물질들은 친환경 부품으로 과감하게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들을 바탕으로 기업에는 그린 경제 시대를 선도하는 기회가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린 경제시대는 바로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친환경 경영에서 뒤처진 기업은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도태될지 모른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야말로 친환경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 규제보다 앞선 노력을 전개해야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같이 할 때다.

 허유택 LG디스플레이 환경기술기획팀장 benhuh@lgdispl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