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루머와의 전쟁 중

 ‘오바마는 이슬람 교도이며 고향은 케냐이다’ ‘사라 페일린은 알라스카 독립을 주장하는 독립당원이다.’

대선을 코앞에 둔 공화당과 민주당 양 진영이 인터넷 루머와 사상 최악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CNN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와 공화당 사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를 둘러싼 악성 루머가 인터넷과 e메일·블로그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선거 캠프가 진압작전에 진땀을 빼고 있다.

오바마에 관련해 현재 인터넷 상을 떠돌고 있는 일명 ‘e-루머’는 위의 내용 외에도 2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론 본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이같은 루머는 오바마와 매케인 후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이들을 통제하지 않고 놔두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확인 웹 사이트(truthorfiction.com)를 설립한 리치 뷸러는 “오바마와 페일린이 최근 엄청난 양의 e메일의 주제로 떠올랐다”며 “과거에도 후보들에 대한 루머는 존재했지만 이번 선거는 최악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이처럼 이번 선거에서 루머가 판을 치는 것은 버락 오바마와 사라 페일린이 새로운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치 뷸러는 “오바마 관련 e메일이 넘쳐나는 것은 그가 새롭게 등장한데다 공화당에 위협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라며 “사라 페일린이 부통령 후보로 지목되자마자 각종 루머가 양산된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의 선거 캠프는 ‘중상모략 퇴치(Fight the Smears)’라는 별도 사이트까지 만들어 허위 사실에 반대되는 진실을 유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루머가 양산될 경우 즉각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으나 선거 캠프는 루머에 관련한 보도가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에도 언급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