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면서 초고속 인터넷 접속은 물론 고선명(HD) 비디오 감상까지 자유자재로 가능한 차세대 광대역 휴대기기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선보일 전망이다.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내년 2월 디지털TV 전환 이후 남게 되는 잔여주파수(White Space)를 IT 기업들이 인가없이 휴대기기에서 사용하도록 사실상 승인하면서 관련 업계가 전용기기 개발을 서두르기 시작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잔여주파수’는 방송 주파수 중 도달 거리가 길고 장애물을 통과해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구글·필립스·모토로라 등이 무선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용으로 개방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이미 구글은 올초 내년 말을 목표로 휴대 단말기에서 초당 수 기가비트의 속도로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 일명 ‘와이파이2.0’ 또는 ‘와이파이 온 스테로이드(steroids)’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모니샤 고쉬 필립스 연구원은 “이미 화이트스페이스 사용을 주장해온 업계는 가능한 한 빨리 관련 기기를 출시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늦어도 1년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춘 기기들이 여럿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도 구글과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잔여 주파수를 활용한 휴대 기기를 개발 중이다.
이들 기업의 제품 개발 자문을 맡은 에드 토마스 전 FCC 수석 엔지니어는 “FCC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즉각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들도 IT업계의 움직임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벤 화이트 ‘프리프레스’ 정책국장은 “이 서비스는 농촌 지역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특히 인프라 구축 비용 절감은 물론 보다 저렴한 비용에 광대역 휴대기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지했다.
그러나 이같은 들뜬 분위기에 대해 케이블TV사업자와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여전히 기존 서비스에 대한 기술적 간섭이 불가피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편 잔여 주파수 사용에 대해 FCC 위원 중 케빈 마틴 FCC 의장을 포함한 3인이 찬성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내달 4일 이에 대한 최종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