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크기 영상회의 시스템인 ‘텔레프레즌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격전이 시작됐다.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초기 시장 선점에 나선 시스코의 움직임에 기존 영상회의 시스템 시장의 강자인 탠드버그, 폴리콤 등이 속속 시장 경쟁에 합류, 반격을 준비 중이다.
특히 텔레프레즌스는 고선명(HD) 등 해당 기업 간 기술력과 이미지를 결정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업체 간에 양보할 수 없는 시장이다.
◇‘그린’과 ‘고유가’가 기폭제=환경에 대한 관심증가와 고유가 등의 이유로 영상회의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기술적으로도 풀 HD급의 디스플레이 보급이 확산되고, HD급 장비가 출시되면서 기존 영상회의보다 화질과 음질이 뛰어난 제품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높은 가격과 많은 대역폭이 소요되는 등의 문제로 인해 아직 절대적인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존 영상회의 시스템에 비해 월등한 음질과 화질, 효용성으로 인해 도입을 고려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고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곧바로 전체 영상회의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해당 업체들이 경쟁에서 물러설 수 없는 절대적 이유다. 올해 국내 영상회의 장비시장 규모는 1500만∼2000만달러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개척은 ‘시스코’=국내 텔레프레즌스 시장 개척자는 시스코다. 세계 시장에서는 HP가 초기 시장을 만들어냈지만, 향후 존 체임버스 회장 등이 워낙 강력한 정책을 펴면서 시스코의 위상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가장 먼저 텔레프레즌스 제품을 도입, 시장 확산에 나섰다. 현재 포스코, STX와 이동통신사 한 곳에 시스템을 공급했다.
세계 시장에 텔레프레즌스 개념을 처음 도입했던 HP가 국내 시장에서는 미미한 활동을 보이는 사이에 시스코가 초기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한 상황이다.
◇탠드버그, 폴리콤 ‘경쟁 가세’=탠드버그와 폴리콤 등 기존 영상회의 시스템 공급업체들의 만만찮은 반격이 시작됐다. 텔레프레즌스도 결국은 고가 영상회의 장비라는 점에서 전문기업들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시스코의 독주에 가장 강력한 견제를 시작한 기업이 탠드버그. 이달 초 HD 엔진과 전용 스크린을 비롯해 사용자들의 시선을 맞출 수 있는 카메라 등이 포함된 새로운 프레즌스 통합제품군 ‘T3’를 출시했다. 탠드버그는 이미 서울 서초동 대법원과 분당전산센터 간에 텔레프레즌스 제품을 설치, 성공적인 구축사례를 확보했다.
지난해 하반기 HD급 텔레프레즌스 장비를 도입했던 폴리콤도 최근 지방자체단체와 대기업 각각 1곳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LG-노텔과 텔레프레즌스 시장 확대를 위한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종순 탠드버그코리아 사장은 “해외에 지사를 운영 중인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초기 시장이 내년에는 원어민 영어학습에 대한 수요 등 교육분야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