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실적악화에 감원 확산

신용위기와 경기 악화로 고전하는 미국 기업들에 감원이 확산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3.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앞으로도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고 결국 감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야후는 21일 3.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연말까지 10%에 달하는 인력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야후 직원이 1만4천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천400명 가량의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후의 감원은 3분기 순이익이 5천430만달러(주당 4센트)로 작년 동기의 1억5천130만달러(주당 11센트)에 비해 64%나 급감하는 등 실적이 악화된데 따른 것이다. 야후의 이런 실적은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인 주당 9센트에도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인터넷 광고비 지출도 위축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비업체 캐터필라도 3분기 순이익이 8억6천800만달러(주당 1.39달러)로 1년전보다 6% 감소했다고 발표하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짐 오웬스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으로서는 내년 경제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내년도 매출 전망이 올해 수준에서 정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은 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 감원을 했다고 밝혔다.

야후나 캐터필러와 마찬가지로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부진한 실적과 함께 향후 전망도 어둡게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소속 기업 중 이번 분기 실적을 발표한 107개의 평균 이익은 27% 감소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화학업체 듀폰의 3분기 순이익은 3억6천700만달러(주당 40센트)로 작년 동기보다 30% 감소했다. 듀폰은 또 어려운 경영여건을 반영해 올해 특별 항목을 제외한 순이익 전망치도 종전의 주당 3.45~3.55달러에서 3.25~3.30달러로 낮췄다.

전날 실적을 내놓은 휴대폰용 칩 제조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도 3분기 순이익이 5억6천300만달러(주당 43센트)로 작년 동기보다 26% 줄었다.

3M처럼 분기 순이익이 3%가량 늘어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업체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부진한 양상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권의 감원 한파를 일반 기업으로도 확산시키고 있다.

펩시콜라 등을 만드는 펩시코의 경우 실적 악화에 대응해 전체 인력의 1.8%에 달하는 3천300명을 감축하고 공장 6곳을 폐쇄하겠고 최근 밝혔다.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는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주에 미시간과 위스콘신, 델라웨어 공장을 닫고 4천명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그와너도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250명 많은 1천25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임시직도 자리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도 연말 쇼핑시즌을 위한 임시직 고용을 올해는 1만명까지 줄일 계획이다.

기업의 감원에 따른 실직은 가계 사정을 어렵게 만들어 소비를 위축시킴으로써 경기를 더욱 안 좋게 만드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