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부자 최고경영자(CEO)들은 연일 지속되는 증시 폭락 속에 얼마나 많은 돈을 잃었으며 또 가장 큰 손실을 입은 사람은 누굴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티븐 홀&파트너스가 최근 포천지 선정 200대 기업에 속한 미국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보유한 자사 주식가치의 변화를 조사,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투자의 황제 워런 버핏이 올해 그가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96억달러의 손해를 보며 수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버핏에 이어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 66억달러를 잃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 발머(48억달러),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42억달러),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39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175개 대형 기업의 CEO들은 자사 주가의 하락으로 이달에 최근 회계년도말 대비 423억달러 또는 28%의 손해를 봤다. 이 수치에는 CEO들이 가진 다른 자산은 제외됐다.
또 지난 60년대에 기울어 가는 섬유회사의 지분을 확보한 버핏과 지난 80년부터 MS에 몸담고 있는 스티브 발머를 제외하고는 큰 손실을 본 CEO의 대부분이 해당 기업의 창업자(공동창업 포함)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들은 비창업자들에 비해 더욱 많은 주식을 보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가치 손실 비중으로는 비창업 CEO가 평균 49%를 기록하며 창업 CEO들(35%)보다 높았다. 7명의 창업 CEO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55억달러의 손해를 봤고 168명의 비창업 CEO들의 주식은 268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비창업 CEO들이 최근엔 가치가 매우 낮아진 스톡옵션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스티븐 홀은 설명했다.
최근 주가 감소에도 CEO들은 여전히 많은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CEO들은 평균 28억달러, 비 창업CEO는 평균 267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보유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버핏·엘리슨·발머·베조스·머독 등을 비롯해 포춘 선정 200대 기업에 속한 미국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보유한 자사 주식·스톡옵션·미취득지분 등의 가치 변화를 측정했다. 최근 자리에서 물러났거나 퇴사 예정인 CEO, 피인수 기업이나 주식거래가 정지된 기업 CEO 등은 제외됐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