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 위기속에 IT업계의 안정적인 직장을 원한다면 코볼(COBOL)을 배워야한다.
인포월드는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IT 분야도 예외없이 비용 삭감 압박이 거세지고, 일자리 역시 감소하고 있는 상태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원한다면 ‘코볼을 배워라’라고 조언했다. ‘자바’나 ‘루비’ 등 요즘 떠오르는 언어에 비해 극히 고리타분하게 들리는 프로그래밍 언어 코볼엔 의외로 숨겨진 장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먼저, 코볼을 다룰 줄 알면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다. 윌리엄 코너 딜로이트 매니저는 “최근 수년간 공급 부족으로 코볼 프로그래머들의 월급이 꾸준히 올랐다”면서 “코볼 프로그래머들이 줄줄이 은퇴한 데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들은 자바나 XML 등 다른 언어를 배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볼 수요 자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0%가 코볼 기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물론 올해에 조사한 결과다.
메인프레임이 사라질 것이라는 논쟁이 상당 부분 가라앉은 것도 코볼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라틴 아메리카 지역도 메인프레임을 많이 쓴다. 타타컨설턴시서비스의 가브리엘 로즈만 부사장은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코볼이 공통언어로 통하는 기본 메인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것은 코볼 프로그래밍 작업은 인도나 중국 등 해외 국가로 ‘아웃소싱’될 염려가 적다는 점이다. 인도와 중국 등은 최근 IT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래된 언어인 코볼을 다룰 줄 아는 인력과 경험이 부족하다. 이는 적어도 코볼 분야에서만큼은 신생 국가의 인력들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치고 나올 일이 적다는 의미다. 브라이언 킨 덱스트리스 CEO는 “중국의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은 최신 아키텍처와 시스템으로만 일해 왔기 때문에 레거시(legacy·구 시스템, 메인프레임)에 대한 경험이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의외로 배우기 쉬운 것도 코볼의 장점이다. 25년간 코볼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최근 은퇴한 윌리엄 키스는 “수업 한번 안 듣고 코볼을 ‘마스터’했다”고 말했다.
코볼에 관심이 있는 프로그래머라면, 그 중에서도 일종의 ‘연결기술(bridging skills)’에 주목하면 더 좋다. 최근 기존 메인프레임에서 돌아가는 코볼 애플리케이션과 다른 시스템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려는 기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볼 교육 기관인 마이크로 포커스 아카데믹 커넥션 프로그램의 아룬 래머도스는 “현대 시스템과 아키텍처에 코볼을 설치(deploy)하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장점 때문에 코볼을 다룰 줄 아는 대학 졸업생수는 내년에는 7500명, 수년 후엔 15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