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온라인게임 ‘리니지2’의 혈맹(血盟)원들이 아이템 절도 사건으로 오프라인에서 법정공방을 벌였다.
27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리니지2의 한 혈맹에서 ‘군주’(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A씨는 2006년 초 “당분간 게임을 못 하게 됐다”고 혈맹원들에게 통보했다.
A씨는 그러면서 “그 동안 ‘아지트’(혈맹의 안전한 근거지)에 보관된 아이템을 사용하라”며 몇몇 혈맹원들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A씨는 그 뒤로도 자신의 계정을 관리하기 위해 가끔씩 접속해 비밀번호를 바꾸곤 했다.
하지만 번번이 비밀번호를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자 혈맹원 B씨는 A 씨와 의논해 아지트 소유를 다른 혈맹원 C씨에게 옮기고 A씨가 게임을 다시 하면 돌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A씨는 지난해 말 “아이템을 훔치려고 무단으로 내 계정으로 접속했었다”며 B씨와 C씨를 고소했고, 이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정식 재판 청구에 이어 항소심까지 계속된 군주와 혈맹원들의 법정공방은 법원이 혈맹원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일단락됐다.
광주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형원)는 “B씨와 C씨가 전화 통화로 A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전해 들은 점으로 미뤄 계정에 ‘침입’한 것은 아니다”며 이들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장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