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지털 TV전환 앞두고 `컨버터 박스` 불티난다

 미 대형유통매장에서 특수를 누리고 있는 디지털 전환용 컨버터 박스
미 대형유통매장에서 특수를 누리고 있는 디지털 전환용 컨버터 박스

내년 2월 미국 디지털TV 전환을 앞두고 신형 디지털TV를 구매하지 않고도 디지털TV 시청이 가능한 일명 ‘컨버터 박스’가 기대 이상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올들어 기존TV에서 디지털 신호를 전송받을 수 있는 컨버터박스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2월 이후 미국 TV 시청자들 중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시청자는 TV당 컨버터 박스를 한 대씩 설치하거나 아예 신형 디지털TV를 구매해야 한다.

외신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대형 평판TV 등으로 교체하는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50∼75달러 선의 저렴한 컨버터박스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미 대형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라디오쉐크(RadioShack)는 컨버터박스의 매출이 증가한 덕분에 3분기 수익이 8%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베스트바이도 컨버터박스의 매출이 강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가 디지털 TV 전환을 앞두고 소비자들에게 40달러짜리 쿠폰을 통해 총 15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컨버터 구매를 촉진시켰다. 상무부에 따르면 발행된 쿠폰이 3200만장이며 이중 이미 1300만장이 상품으로 교환됐다.

무엇보다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대형 평판TV보다 소형TV를 선호하고 새 디지털TV로 교체하는 대신 기존TV에 컨버터만 추가로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국 TV 시장에서 TV 과잉공급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가전 유통업체들이 TV 가격을 올들어 대폭 낮추면서 TV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