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UCC업체 갈등 `재점화`

 지난 27일 검찰이 지상파방송의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을 무단 전송 혐의로 판도라TV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UCC 사이트를 통한 방송 콘텐츠 유통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방송 콘텐츠에 대한 UCC 서비스는 방송사와 UCC서비스 업체들 간의 이해관계와 시장 활성화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심한 감정대립을 지속해 온 문제다.

 방송사 측에서는 UCC가 불법 유통의 온상이라며 관계 자체를 꺼려왔고, UCC 서비스 사업자들은 합법적인 비용을 지불하려 해도 상대가 응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양자간 신경전만 펼치는 사이 인터넷 이용자들은 불법인지 알고도 또는 모르는 채 방송 콘텐츠를 UCC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7월 방송사들이 고소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이어진 이번 사태와 관련, UCC 사업자들은 “UCC와 IPTV 등 새로운 미디어가 나오면 콘텐츠 시장은 커지기 마련”이라며 “이는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음에도 유독 국내 방송사들만 꺼리고 있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반면 방송사 측은 드라마는 음악이나 영화 등과는 달리 인기 있을 때 판매해야 하는 콘텐츠임에도 UCC 사업자들이 불법 유통을 묵인해 시장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BS 콘텐츠전략팀 관계자는 “UCC사업자들은 콘텐츠 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망가트리고 있다”며 “UCC사업자들은 다른 매체의 콘텐츠를 유통하기보다는 대중매체가 못하는 고유의 역할 찾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업계는 비록 수사 대상이 고소 이전의 과거의 문제지만 이번 일로 합법적인 동영상 유통에 찬 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판도라TV는 ‘바람의 나라’를 원 소유자인 방송사가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해 어렵사리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당사자인 판도라TV의 김경익 사장도 “모든 동영상 콘텐츠를 100% 전수 조사해 불법물을 가려내고 있다”며 “이번 일로 UCC 사이트를 불법 콘텐츠 유통의 온상으로 비춰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판도라TV는 해외 드라마 및 쇼프로그램과 애니메이션 등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원씩 투자하고 있지만 국내 판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순기기자 soon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