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DS’ ‘기타히어로’ 등의 성공에 자극받은 비디오 게임업계가 잇따라 ‘패밀리 코드’를 내세운 쉽고 아기자기한 게임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의 의견이 갈린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가족형 게임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수요가 이를 뒷받침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패밀리 코드를 내세운 게임들이 자칫 실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쪽은 공급이 너무 과열됐다는 것이다. 소니는 게임업계의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겨울을 앞두고 신규 게임 20개 중 3분의 2를 가족형 게임이나 조작성이 쉬운 캐주얼 게임으로 채웠다. 환상의 나라에서 귀여운 캐릭터들이 출현하는 ‘리틀빅플래닛(LittleBigPlanet)’, 노래방을 재현한 ‘싱스타(SingStar)’ 등이 대표적이다.세계 1위 비디오 게임업체 EA는 같은 기간 9개의 캐주얼 게임을 선보인다.
마이클 패처 애널리스트(웨드부시 모건 시큐리티)는 “최근 경기 악화로 비디오 게임을 살 돈이 절반으로 줄었다. 20개 신규 캐주얼 게임 중 2개 정도만 게이머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게이머들은 여전히 폭력적인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내달 나오는 제니맥스 미디어의 액션 게임 ‘폴아웃3(Fallout3)’이나 내달 11일 출시하는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콜오브듀티’ 최신 시리즈 등이 연휴를 맞은 게임 유통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대해 게임업체들은 반론을 펼친다. 보통 비디오 게임 타이틀 개당 가격이 50달러 안팎인데, 게임은 전 가족이 50달러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엔터테인먼트 대체재’라는 것이다.
칩 랑거 EA 하스브로 스튜디오 부사장은 “우리는 기본적으로 기존 시장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EA는 가족형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을 위한 ‘레드우드 시티’라는 별도의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최근 X박스360가격을 199달러까지 낮춘 마이크로소프트도 사상 최대의 게임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면서 가족을 강조했다. 광고 핵심 메시지는 “진짜 사람들은 X박스360을 통해 가족과 친구와 게임을 함께 즐긴다”는 것이다.
소니 측도 “최근 이익이 대폭 감소하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사업부를 살리기 위해선 게임 사용층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퀴즈 게임 ‘버즈 퀴즈 TV(Buzz Quiz TV)’를 내놓은 것은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