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PCCW` 자진 상장 폐지

 홍콩 최대 통신기업 PCCW가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한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PCCW의 최대 지분을 확보한 퍼시픽센추리지역개발(PCRD)과 차이나넷콤이 공동으로 나머지 지분을 25억달러에 사들여 이 회사를 비공개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PCRD는 아시아 최대 재벌 리카싱의 차남 리쩌카이(리처드 리)가 소유한 회사로 PCCW 지분 22.54%를 확보하고 있으며, 차이나넷콤은 최근 차이나유니콤에 흡수된 중국 유선 기업으로 PCCW 지분 19.84%를 확보하고 있다.

 리쩌카이는 그동안 HKT라는 지주회사를 만들어 유선전화·인터넷·TV 등 다양한 업종이 섞여 있는 PCCW의 핵심 사업을 분리, 매각할 예정이었다. 이러한 계획안은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통신 부문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HKT를 새롭게 증시에 상장시킴으로서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3년 전부터 추진해온 이 계획은 번번히 무산됐다. 2006년 홍콩 정부의 반대로 호주의 매쿼리은행이나 미국의 TPG 뉴브리지 등에 통신부문 매각이 좌절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UBS증권을 매각 자문사로 지명해 6개 사모펀드와 벌인 매각 협상도 갑작스러운 금융위기로 결렬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PCCW의 시장 가치가 급락하자, 리쩌카이가 아예 상장 폐지를 추진하기에 이르렀다며 PCCW의 운명은 그의 손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