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최선의 수비, 최선의 공격

[현장에서] 최선의 수비,  최선의 공격

 머리 아픈 현실에 잠시 기분을 바꾸고자 TV 채널을 돌려보지만 우울한 뉴스뿐이다. 그나마 가을 축제라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나 얼마 전 시원하게 대승을 거둔 국가 대표팀 축구경기를 보자면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 좋게 경기를 지켜 보는 편이지만 가끔 고민이 있다. 공격과 수비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이다. 사실 전문 해설가조차도 명쾌한 정답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말과 ‘수비가 최선의 공격’이란 말이 한 경기에서 동시에 쓰이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공격과 수비도 모두 잘해야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공격을 아무리 잘해도 수비가 허술하면 경기에서 패하고, 수비를 아무리 잘해도 공격을 못하면 결국 비기는 데 만족할 뿐이다. 기업도 이런 사례가 흔하다. 우리 회사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주력 사업이다. 이 분야에서도 역시 공격수는 보이지 않는데 대형 수비수만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국내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감염되는 경로는 대부분 철새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예측하기는 대단히 힘들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의 AI 대비 활동은 주로 농장과 외부 접촉을 줄이기 위한 차단 설정, 지속적인 소독 작업, AI 발생 시 빠른 통제와 방역 조치를 취하는 정도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난 2003년부터 3차례나 AI가 발생했다. 또 농촌경제연구원은 올 4월 AI발생으로 60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수비와 함께 일정 수준의 예산과 비용을 투입해 사료 첨가제와 예방제 등을 사용하고 AI 발생 이전에 가금류 면역력을 키우는 등 축사 환경을 개선해 적극적인 예방 활동(공격)을 병행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공격이든 수비든 어느 한쪽만 우선시한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없다. 수비 안정과 한발 앞선 공격의 조화가 승리의 방정식이다. 사료첨가제, 예방제 등을 통한 적극적인 공격과 치밀한 방역 계획을 통한 수비를 병행한다면 AI와 대결에서 승리의 희망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조국진 리스나 기술영업팀장 ckj@liis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