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미디어포럼]불황기의 IT투자

[u미디어포럼]불황기의 IT투자

 전 세계가 경기 불황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IT 현장에서 느껴지는 공기도 매우 차갑다.

 이처럼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기업이 긴축 재정으로 들어가면 IT 구매패턴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IT 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IT 제품 간 옥석이 가려진다고 말한다. 고객은 솔루션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더 많은 측면을 검토한다. 감춰진 비용과 간접비 등 총소유비용(TCO) 전반을 고려하고, 향후 업그레이드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확인하며 의사결정을 내린다.

 성장이 둔화되면 예산절감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해 주는 제품, 관리·운용비용을 낮춰주는 제품, 확장성이 뛰어나 당장은 꼭 필요한 규모의 시스템만 갖추더라도 향후 필요할 때 언제라도 확장이 가능한 제품 등이 주목받는다. 또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해 도입하기보다는 기존 제품과 보완해서 활용하는 것도 불황기에 유용한 IT 투자전략이다.

 가령 불황기에는 데이터 중복제거 같은 기술이 인기를 모은다. 데이터 중복제거 기술은 미국의 유명 조사기관인 ESG그룹으로부터 ‘최근 10년간 발표된 데이터 보호 기술 중 가장 중요하고 새로운 기술’로 꼽힌 바 있다.

 이 기술은 중복되는 데이터를 반복,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디스크 필요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기업에 직접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이처럼 불황기에 기술을 잘 선택한다면 여러 측면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전력·냉각·공간과 관련된 비용도 현격하게 낮춰 TCO 절감에 기여한다.

 확장성 역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예산 제한이 심각하지 않은 때에는 향후 2∼3년 뒤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일단 용량이 큰 시스템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그러나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지금은 당장 필요한 규모의 시스템만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 이때 기업 경영자는 향후 IT 환경이 변화될 것에 대비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확장 시 하드웨어를 통째로 바꾸어야 하는 제품은 우선순위에서 제외해야 한다. 쓴 만큼만 지급하는 주문형 용량(Capacity on Demand)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시스템 확장 시 모듈만 추가하거나 라이선스만 활성화하면 용량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 등 확장성을 주요 투자결정 요인으로 삼아야 한다.

 최근에는 미드레인지급부터 데이터센터급 환경을 한 대의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제품이 출시되는 등 확장성을 고려한 아키텍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이러한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당장 비용지출을 줄이면서 향후 우려되는 중복 투자 리스크도 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 불황 속에서는 모든 IT 제품을 새롭게 구비하기보다는 기존 제품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면서 새로운 기술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택해야 한다. 기존 IT 투자 자원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기술의 장점은 골고루 수용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과거의 경험을 살펴볼 때 경제 침체기에 접어들면 기존에는 당연시하던 의사결정 기준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더욱 합리적인 의사결정 기준이 수립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경영에 가치 있는 솔루션을 도입하는 IT 투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강욱 퀀텀코리아 사장 kangwook.lee@quant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