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구글·버라이즌 모바일 검색 끼어들기

MS와 구글, 버라이즌과의 제휴 `자존심 경쟁`

차세대 IT 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도권 다툼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MS가 이미 지난 8월부터 구글과 모바일 검색 분야 제휴를 긴밀하게 추진 중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를 유인하기 위해 한층 매력적인 조건으로 접근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구글과 버라이즌은 버라이즌 휴대폰에 구글 검색 엔진을 기본 탑재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목표였으나 MS의 방해작전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MS가 버라이즌을 라이벌 구글로부터 ‘뺏어오기(steal)’ 위해 버라이즌에게 구글보다 높은 수익 배분율과 지속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미국 내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현재까지 구글과 MS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했으나 MS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MS의 행보는 최근 구글이 무료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와 자체 웹브라우저인 ‘크롬’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MS를 자극한 것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브 발머 MS CEO는 최근 해외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를 두고 비판적 어조의 발언을 해 두 IT 공룡의 신경전이 갈수록 표면화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IDG뉴스에 따르면 발머는 오스트레일리아 이동통신 사업자인 텔스트라가 개최한 투자자 관련 행사에서 “모바일 운용체계(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는 아직 우리의 경쟁상대가 못된다”고 말했다.

 또 구글이 단말기 제조사와 모바일 서비스 업체에 무상으로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만일 내가 주주나 애널리스트와 만날때 수익모델이 없는 새 제품을 내놨으니 응원해 달라고 할 때 그들의 반응이 궁금하다”며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두고 이 같이 투자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MS는 최근 구글이 검색 광고 시장의 독점적 지위 때문에 파트너십 체결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역이용하고 있다고 외신은 풀이했다. 구글은 야후와 검색 광고 부문의 협력을 꾀했으나 규제 당국의 압박이 심해지고 협력사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포기했다.

 이를 틈타 MS는 버라이즌와이어리스를 포함한 다수 구글 진영 파트너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미끼로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MS의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이러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윈도 OS로 시장을 독점해온 MS도 역시 지나친 세력 결집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유경·이정환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