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미니 노트북 ‘넷북’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블룸버그는 최근 넷북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는 가운데, 주요업체의 넷북 운용체계(OS)의 30% 가량이 리눅스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넷북 시장의 쌍두마차인 아수스텍의 ‘Eee PC’ 출하량의 40%가 리눅스를 탑재하고 있으며, 에이서의 ‘어스파이어원(Aspireone)’은 20% 가량이 리눅스를 탑재하고 있다.
기존 PC 시장에서의 리눅스 점유율은 MS의 ‘윈도’와 애플 ‘맥OS’에 밀려 1% 수준이었다. 넷북의 성장 속도를 고려한다면, 넷북의 리눅스 점유율은 MS로서는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넷북 시장은 올해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매년 60%씩 성장 2010년까지 2900만대 규모까지 형성할 전망이다. BNP파리바스SA는 이보다는 낮은 연간 18% 성장을 예상했다. 디키 장 IDC(대만) 애널리스트는 “넷북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찾게 하고 대안을 보여주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는 MS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PC보다 넷북에서 유독 리눅스 비중이 높은 것은 역시 가격 때문이다. 넷북 자체가 저가 노트북 시장을 겨냥하고 나왔다. 넷북을 처음으로 제품화한 아수스텍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리눅스를 탑재한 제품을 윈도 제품보다 먼저 선보였다. CLSA에 따르면, 리눅스를 탑재할 경우 원가 부담이 5달러 정도지만, 윈도XP의 경우 40∼50달러, 비스타의 경우 100달러에 이른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스펙도 문제다. 넷북은 문서작업이나 인터넷 등에만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최신 윈도버전인 비스타를 구동시키기에는 성능이 부족하다. 또 넷북에서 구동이 가능한 윈도XP는 조만간 단종될 제품이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넷북 시장이 더 커지기 전에 이에 적합한 새 윈도가 내놓지 못하면 MS로서는 시장점유율 유지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MS는 이러한 고민을 반영한 듯 최근 차세대 OS ‘윈도7’을 시험 공개하는 자리에선 399달러짜리 넷북을 사용하기도 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