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업체들이 수천만달러의 비용을 들여도 실패했던 ‘도시 와이파이 구축 프로젝트’의 꿈이 신생 벤처기업에 의해 영글어가고 있다.
CNN은 샌프란시스코의 무선 기술 전문업체인 메라키(Meraki)가 최소 1만달러의 비용으로 도시와 상업지구 등에 적합한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상품 패키지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그 동안 대형 인터넷서비스업체(ISP)인 어스링크 등이 필라델피아 등을 중심으로 저렴한 가격에 시민들에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 와이파이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번번히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메라키는 MIT의 연구 개발팀으로부터 분사한 2년짜리 신생기업으로, 구글과 세콰이어캐피털 등 유수의 투자자들로부터 25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메라키의 와이파이 구축 솔루션은 아파트나 학교 등이 서비스 범위에 적합한 손바닥 크기의 라우터를 구매해 옥상이나 건물 내부 등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 라우터는 소형 네트워크를 형성해 이를 추가하는 대로 서비스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타사가 시도해 온 네트워크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한데다 일반 사용자들도 라우터를 손쉽게 설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메라키는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이미 125개국에 라우터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자사의 기술을 알리기 위해 저소득층이 밀집한 지역에 이를 무상으로 제공해왔다.
메라키의 네트워크를 이용 중인 하버드스퀘어비즈니스연합의 데니스 질슨 사무국장은 “하버드 인근의 2만8000명이 지난 6월 이후 메라키의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며 “하버드스퀘어산업연합회가 이를 위해 지불한 비용은 2만달러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에 비해 보스턴 인근 지역에서는 2000만 달러를 투입해 수년째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지만 커버하는 지역은 하버드스퀘어보다 좁다”고 덧붙였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