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델이 해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델이 지난 2007년 소프트웨어업체인 ‘징(Zing)’을 인수, 올 가을에 미니 MP3플레이어를 내놓는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를 무기한 연기시켰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징은 휴대용 기기가 무선으로 오디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온 업체다.
지난해 델이 징을 인수한 후, 이 회사가 애플 ‘아이팟’에 대항한 MP3 플레이어와 콘텐츠 배포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나왔다. 델은 한때 MP3를 팔았으나, 2006년에 접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노트북 신제품 출시도 늦어지면서 연말 특수를 놓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델 대변인은 “연말까지 6∼7종의 노트북과 데스크톱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신제품 출시 속도가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느리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델은 올들어 노트북 2종을 내놓는 데 그쳤다.
반면, 지난 9월 이후 HP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전자전문점 베스트바이에 특화한 노트북을 내놓았고, 애플은 알루미늄 소재로 외장을 꾸민 ‘맥북’을 선보였다. 에이서도 가죽 느낌을 살린 노트북과 초고속 4세대 네트워크 접근이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연 매출 30∼50%가 달린 연말 특수를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로저 케이 PC산업 애널리스트는 “델이 재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우 미시오시아 코원&Co. 애널리스트는 “특히 개인 소비자용 PC 신제품을 내놓는데 늦다”면서 올해 델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