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정보통신 정책에 화두가 없다”

 방석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이 “2000년대 들어 (정보통신 정책에) 화두가 없어 문제”라며 “국가 정책 어젠다를 세우겠다”고 옛 정보통신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방 원장은 12일 방송통신위원회 출입기자들을 만나 “옛 정보통신부가 정부 정책에 깃발(화두)을 세우는 데 실패했다”면서 “(정보통신정책의) 국가 어젠다가 없는 것이 정통부가 없어진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80년대에는 전산화, 90년대에는 정보화가 화두였고 80년 전산망정보화위원회, 93년 정보화촉진위원회 같은 것이 있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이를 대체할 화두가 없다”며 “(방송통신) 융합이 경제와 산업에 왜 필요한지,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국가 정책 등에서 어젠다를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방 원장은 “임기 3년 동안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임기 후인 3년 뒤를 보고 어젠다를 내고 통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구원 1년 예산 가운데 20% 정도인 약 20억원이 SK텔레콤과 KT로부터 온다”면서 “두 회사로부터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진출할 방안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콜롬비아, 파라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정보통신 관련 법과 제도를 자문해주고 있다”면서 “법과 제도로 우리나라 통신산업계에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어 놓고 기업 진출을 유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풀어냈다.

 한편, 방 원장은 지난달 21일부터 올해 말까지 8회에 걸쳐 △방송 소유·겸영 규제완화 △신문·방송 겸영 △종합편성·보도 채널 규제 △새로운 공영방송제도 구축 등을 공개 논의(워크숍)하는 행사가 이명박 정부 입맛에 맞는 방송 정책의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에 “방송 규제 관련 각론을 제대로 이야기해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