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가게에 가보면 그 종류가 생각보다 너무 많아 놀라게 된다. 재료에 따라 스테인리스 스틸·놋쇠·플라스틱·나무·자기로 나뉘고, 용도에 따라 밥그릇·물컵·접시 등으로 분류된다. 그것뿐이 아니다. 혼자의 힘으로 들 수 없을 만큼 큰 용기도 있고, 물 한 방울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작은 그릇도 있다. 어떤 그릇이든 처음 사용할 때는 조심스럽게 다룬다. 그리고 담고 싶은 것을 고민하지 않고 넣는다. 그러나 그릇이 더럽거나 꽉 차 있을 때는 새로운 음식 담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사람의 능력은 곧잘 그릇에 비유된다. 큰 그릇은 능력이 크고, 작은 그릇은 능력이 작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릇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지듯이 사람의 인생도 그러하다. 아무리 값 비싼 좋은 그릇이라도 개밥을 담으면 개밥그릇이 된다. 사람들은 매일 음식을 담고 비운 그릇을 깨끗이 씻는다. 그래야 새로운 음식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도 제때 설거지를 한다면 언제나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