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년 뒤 스토리지 시장의 생태계

[ET단상]4년 뒤 스토리지 시장의 생태계

 요즘 저장매체 시장은 급격한 변화와 성장을 마주하고 있다. 급부상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전통적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밀어내고 스토리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인가. 오는 2012년 상황으로 시점을 옮겨 미래의 스토리지 환경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트렌드가 나타난다.

 인터넷은 꾸준히 성장해 4년 뒤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지배하게 된다. 전 세계 25%인 4억가구 이상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TV·영화·게임·음악·UCC 등 디지털 콘텐츠는 모두 온 디맨드 형태로 퍼진다. 엄청난 양의 콘텐츠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저장장치 수요 역시 늘어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HDD, SSD, 하이브리드 HDD는 각각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 2012년 평범한 사용자가 새로운 노트북PC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격이다. 둘째는 배터리 수명이다. 적어도 6∼8시간은 업무를 하거나 오락을 즐겨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이 빠르고 안정적인 성능이다. 즉 사용자는 SSD 또는 HDD의 선택보다는 ‘얼마만큼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결국 SSD 노트북PC는 무게가 더 가볍지만 용량은 작고, 배터리 수명이 길고 반응속도가 빠르다. 하이브리드 HDD 노트북PC는 용량은 더 크고 살짝 더 무거운 점을 빼면 대등한 성능을 갖고 있다. 문제는 SSD의 높은 가격이다. 최근 SSD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기는 하지만 여전히 HDD에 비해 가격 대비 용량이 크게 낮다.

 2012년에는 노트북PC의 HDD 용량이 500Gb로 커질 전망인데 여전히 SSD 노트북PC보다는 하이브리드 HDD 노트북PC가 더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기업 시장에서도 데이터 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용 솔루션은 스토리지 전쟁을 치르게 된다. 기업시장에서도 여전히 HDD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억대 이상 판매된 HDD는 2012년에 7억5000만대가 팔려나갈 전망이다. 반면에 SSD는 같은 시기에서 전체 스토리지 시장의 점유율이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소비자 가전을 살펴보자. 4년 뒤 소비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MP3 플레이어, 휴대형 기기에는 무게와 디자인 등을 고려해 20∼40Gb 플래시 스토리지가 보편화될 것이다. 무선 브로드밴드를 통한 네트워크 연결 덕분에 대부분 모바일 기기에 내장된 스토리지 용량은 그리 중요한 이슈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 가전시장에서 HDD의 역할은 없어지는 것인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집에 있는 PC와 스토리지에 다양한 콘텐츠를 전송하고 저장하는 백엔드 스토리지를 원할 것이다. 즉 모바일 가전기기의 발전에는 강력한 용량을 지원하는 HDD가 필요하다.

 또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요인이다. 가정에서 사람들은 점점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생산, 저장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있다. HDTV와 더 빠른 속도의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확산도 영향을 미친다. 2012년 다양한 스토리지 기술은 이러한 콘텐츠 생태계와 사회적 네트워킹의 수요를 지원해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HDD와 하이브리드 HDD 그리고 SSD는 미래에도 고객에게 최대의 가치를 선사할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균형 잡힌 생태계를 구성할 것이다. 따라서 스토리지 업계는 개인과 기업이 가장 우선 순위에 두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어느 하나의 스토리지 기술만이 정답이 아니라 기술 중립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테 반셍 시게이트 부사장 아태지역 담당 BanSeng.Teh@seag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