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CES 화두 바꾼다

 경기 불황에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의 화두도 바뀔 전망이다. 비즈니스위크는 그동안 CES에선 소니, LG, 삼성 등 내노라는 업체들이 벌이는 대형화 경쟁, 고성능화 경쟁에 초점에 맞춰졌다면 이번엔 소비자의 경제적 이익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인가가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CES쇼 프리뷰’에서 예년과 달리 얇아진 소비자 지갑을 열 수 있는 전자제품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업체 오오마(Ooma)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해 시내 및 장거리 전화를 무료로 걸 수 있는 전화기를 개발했다. 제품 가격은 249달러이며 국제 전화를 제외한 모든 전화 서비스는 무료다. 이 회사는 조만간 선이 없는 휴대형 전화기도 개발, CES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TV 부문에선 디시네트웍스(Dish Network)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DTV Pal DVR’는 내년 2월 아날로그 방송 중단으로 신형 TV를 사야하지만, 비용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사람에게 딱 맞다. 이 DVR은 TV 안테나에서 수신한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해주며 디지털 비디오 녹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경기 침체로 신형 TV를 구매하려는 수요는 줄겠지만, 이러한 컨버터를 사용해 자신의 TV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디시의 DVR는 250달러 선이며 별도의 월 서비스료는 없다.

PC보다는 TV에서 인터넷 동영상을 편하게 즐기고 싶은 소비자라면 슬링미디어의 ‘슬링캐처’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슬링캐처는 스트리밍 혹은 다운로드 동영상을 TV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 주는 제품으로 가격은 300달러이다. 이 회사는 MGM, 워너브라더스, CBS, NBC 등과 손잡고 각종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사이트 ‘슬링닷컴(Sling.com)’도 내놓았다.

미국가전협회(CE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0%가 전자제품에 대한 소비를 줄일 계획이며 25%는 DVD, CD 등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