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가게에 넷북이 등장한 까닭은?

 미국 전자 제품 유통점들이 사상 최악의 ‘썰렁한’ 쇼핑 시즌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장난감 유통 체인에 넷북이 등장하는 등 PC업계가 생존을 위한 묘안 마련에 착수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올 3분기까지 건재함을 과시했던 PC 시장이 최근 몇 주간 실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시장 견인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짜내고 있다고 전했다.

IDC에 따르면 PC판매량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1∼3분기까지 분기별로 각각 12% 성장했으나 최근들어 소비가 위축되면서 수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IDC는 4분기 미국 PC 시장 판매량 전망치를 당초 6% 성장에서 1% 감소로 수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넷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만의 아수스텍은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특수를 겨냥해 미 최대 장난감 유통 매장인 ‘토이R어스’에 넷북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사 미국 지사의 재키 수 대표는 “이는 여성과 아동 고객을 겨냥한 것”이라며 “이번 쇼핑 시즌의 넷북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델은 온라인에서 델 13.3인치 인스피론 노트북PC를 기존 984달러보다 24% 할인된 747달러에 판매하면서 프린터 1대를 무료로 증정하기로 했다. 또 지난주부터 일본에서 넷북의 가격을 20% 이상 인하했다.

PC시장 1위인 HP가 24일 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소매유통점들이 HP 노트북PC의 가격을 공격적으로 할인,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실제로 베스트바이는 15.6인치 HP 노트북PC를 25% 할인된 549.9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리차드 가너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침체기로 접어든 PC산업’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용 경색과 PC업체들의 이익 감소, 달러 강세, 대량 인력 감원 등이 PC 시장 성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