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좀더 힘내라 지스타

[글로벌리포트] 좀더 힘내라 지스타

  지난 13일부터 4일간 서울에서 열린 ‘G★(지스타)2008’는 지난해보다 조금 나아졌다. 이 곳이 온라인게임이 지배하는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스타의 위상은 여전히 특이하다.

지스타는 호기심을 들게 하는 행사다. 표면적으로는 대중에게 공개돼 있고 소비자들을 마주할 수 있는 행사라는 점을 내세운다. 실제로 행사가 열린 킨텍스 전시장 곳곳에선 한국의 주요 게임개발업체와 퍼블리싱 업체들이 소리가 큰 음악과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를 동원한 대형 부스를 마련했다.

이러한 형식의 이벤트가 진짜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아닐 터이다. 독자들이 더 잘 알고 있겠지만, 한국은 MMO와 캐주얼 게임이 지배하는 디지털 형식의 온라인 게임 시장이다. 그렇다면, 누구든지 집에서 자신의 PC로 오픈베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데, 서울에서 1시간 반 이상 떨어진 곳에서 대형 행사를 만들어 게임을 선보일 필요가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답은 지스타가 한국 정부가 자금을 대고 이끄는 행사라는 점에 있다. 물론 게임 전시회에 참가하면 각종 인센티브를 돈으로 받는 중국 전시회와는 다르지만, 지스타에 참가한 업체들은 소비자보다는 정부에 더 ‘어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또다른 지스타의 목적과도 연결된다. 바로 한국 게임산업의 저력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여기 있어, 우리 대단해, 우리를 봐.”라고 .

그래도 올해 지스타는 정말로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하고 싶다. 지난해 몇몇 한국 게임개발자들이 지스타가 매년 줄어드는 것 같다고 걱정한 것에 비해 올해 행사 규모는 커졌다. 엔씨소프트가 대작 ‘아이온’을 막 론칭해 전시했고 넥슨도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5개의 신작 게임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비디오 게임 ‘기어스오브월2’ ‘폴아웃3’ 등을 한글화해 나타났다.

무엇보다 지스타와 함께 열린 한국게임콘퍼런스(Korean Game Conference·KGC)는 정말 돋보였다. KGC는 미국에서 열리는 게임개발자콘퍼런스(Game Developers Conference)와 비슷한 행사다. KGC엔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고, 주제 범위도 한층 넓어졌다. 이야기를 나눈 많은 개발자들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낫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행사는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결코 열릴 수 없는 행사다. 기술과 디자인, 혹은 제품에 대한 지식을 나누는 것은 일본의 한 기업 내 서로 다른 두 팀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한국 개발자들은 서로를 다 안다. KGC는 이러한 개방적인 개발자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것은 아시아의 다른 게임개발 허브와 비교해서 한국 게임산업의 차별성을 나타내는 ‘큰 특징(hallmark)’이다. 전세계 게임 산업이 폐쇄적일 수록 대부분 한국 게임개발자들이 활동하는 이곳 서울에서의 게임 개발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지스타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 전세계 어디에서든지 오픈 베타 서비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외국 참가자들과 외국 기자들이 지스타에 참가할 만한 ‘의미있는 방식’으로의 이유가 필요하다.

지스타는 가장 화려했던 2006년 미국의 E3와 같은 ‘블록버스터’ 이벤트로 성장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올해엔 전시회에 참가한 퍼블리셔들이 뭔가 의미있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지스타 주관자가 조금 더 많은 게임을 행사를 통해 론칭하고 닌텐도와 같은 외국 참가자들을 모으는 데 성공한다면, 지스타의 불꽃은 지속적으로 타오를 것이다. 그 깜박꺼리는 불꽃이 지난 5년간 한국 게임산업 스스로가 이룩해낸 큰 진보의 광채에는 못 미칠 지라도 말이다.



브랜든 셰필드

게임디벨로퍼매거진 편집장 겸 가마수트라닷컴(Gamasutra.com) 수석편집장

BSheffield@think-servic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