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제작콘텐츠(UCC)의 바람을 몰고왔던 유튜브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내년 유튜브 매출이 경쟁 사이트인 훌루(HULU)와 비슷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년에 두 사이트 모두 1억8000만달러를 광고 수입으로 벌어 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크린다이제스트의 애러시 애멜은 “올해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훌루가 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유튜브는 1억달러 매출을 올려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내년에는 훌루가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여 유튜브 매출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훌루는 미국 내 서비스만으로 해외 서비스 매출이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튜브의 매출을 따라잡게 될 전망이다. 유튜브는 경쟁 중소업체들과 대형 업체들이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진입하면서 선점했던 위치를 내주고 있다.
유튜브가 극복하지 못한 문제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동영상들이 광고를 끌어들일 만한 볼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닐슨에 따르면 지난 9월 유튜브의 순방문자수는 8300만명인 반면에 훌루는 600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훌루의 광고 수주는 빠르게 늘고 있는 데 비해 유튜브의 광고 수주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것이 다수의 미디어시장조사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애멜 애널리스트는 “유튜브가 아주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아마추어들의 동영상 대다수가 형편 없거나 불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후엔 구글이 유튜브 인수에 너무 많은 돈을 치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 에이전시인 스타콤의 트레시 세파흐 비디오 매체 담당도 “유튜브는 왜 광고 시장이 온라인 매체로 옮겨가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튜 류 유튜브 광고담당 총괄 매니저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면이 있지만 지금은 서비스의 초기 단계라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훌루는 NBC가 뉴스코프의 자회사인 ‘폭스TV’와 준비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로, NBC와 폭스TV가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하고 사모펀드인 프로바이드이퀴티파트너스 등의 투자를 받았다. 아마추어들의 참여로 대부분의 콘텐츠가 제공되는 유튜브와 달리 훌루는 NBC TV 프로그램뿐 아니라 소니, 비아콤 등의 다른 콘텐츠 사업자와도 제휴, 뮤직비디오와 영화 등의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훌루닷컴은 스트리밍 도중 광고를 끼워넣어 무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글은 애플의 아이튠스에 밀려 캐시카우인 디지털음원 시장을 내준데 이어 온라인 동영상 시장마저 타 업체들에 내줄 위기에 빠졌다. 구글은 지난 2006년 16억5000만달러를 들여 유튜브를 인수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