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중국IT시장, 북한인재와 동반진출하자!

[통일칼럼]중국IT시장, 북한인재와 동반진출하자!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다. 최근 확정된 이 대책은 내수진작, SOC 등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7%가량인 4조위안(800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이번 부양책은 중국뿐 아니라 대중 수출이 많은 한국 같은 주변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수십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0% 이상 달한 중국은 이제 한 자릿수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으므로 보다 전략적인 중국 진출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중국은 긴축정책에서 성장지속과 물가안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IT 인프라 같은 SOC 투자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한국은 저임금에 의한 제조업 중심으로 대중국 투자에 나섰지만 이제는 3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IT 서비스산업의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북한은 오래전부터 음식점을 중심으로 중국 도시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 및 러시아의 대도시에서 IT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이들 벤처기업은 주로 10여명 내외로 구성돼 있는데 총경리와 CEO 같은 명함을 돌리는 사람들이 응용SW개발 일거리를 찾는 것을 중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세미나에서 간혹 볼 수 있다. 얼마 전 내가 만난 북한 교수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학부를 졸업하는 SW프로그램개발 인력이 매년 5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동안 북한은 SW개발 인재를 재일동포에 의해 3만명 정도 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중 20%만 일자리를 찾았으며 나머지는 일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SW개발 용역을 찾아 중국 대도시에서 벤처창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으나 일본은 자국민 납치 사건 때문에 사과를 요구하며 테러지원국 해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일본 IT 개발 대기업 인사부장들이 SW개발 인재를 구하러 한국에 왔을 때 북한 인력 활용을 권했더니 하나같이 꺼렸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기업을 망하게 하고 싶습니까. 일본 국민 정서상 북한 인재를 채용하면 우리 제품에 불매운동이 일어납니다”며 북한 인력 사용에 반감을 나타냈다. 중국에 있는 조선족 IT 기업과 이야기해 보면 북한 인재에 대해 “알고리듬을 구사하는 등 뛰어난 능력이 있지만 브랜드 가치로 볼 때 싸구려 인력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SW개발 인재들이 충분한 일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중국의 IT 서비스 및 SW시장은 이제 시작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은 22개성과 13개 특별구로 이루어진 큰 시장이다. 전자정부, 금융, 교육, 의료,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진출이 가능하다. 이미 NHN, 금호연건, 샬롬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이 아웃소싱을 하고 있으며 점차 중국 IT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민족은 SW 부문에서 분석설계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선진국이 그랬듯이 한국이 설계하고, 북한이 SW를 구현하면 된다. 그리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중 언어가 되는 조선족을 활용, 이들에게 중국시장 마케팅을 맡기면 된다. 그러면 중국 IT 서비스 시장은 한국의 제2 내수시장이 되면서 한민족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창출되는 보고가 될 것이다.

 최성/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sstar@n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