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기상도 `먹구름 사이로 햇살`

 구제금융, 대규모 감원, 그리고 서킷시티 파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IT산업 전문가들은 컴퓨터, 소프트웨어·서비스 등 IT 시장이 18개월 이내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IDC·가트너·양키그룹·포레스터리서치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을 토대로 IT 산업 전문가들이 보는 희망의 증거를 네트워크월드가 8가지로 요약, 제시했다.

 ◇글로벌 IT시장은 여전히 성장중=IDC는 최근 내년도 글로벌 IT지출 전망을 금융위기 이전 5.9%에서 2.6%로 수정했다. 미국 0.9%를 비롯해 일본·서유럽 지역에서 1% 수준의 성장세를 내다봤다. 가트너는 최악의 경우 IT지출이 전년대비 2.3%가량 늘 것으로 관측했다. 예년에 비해 힘겨운 전망들이다. 그래도 성장하고 있다. 스테펀 민톤 IDC애널리스트는 “2010년에 단계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어 2011년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만큼 안 나빠=향후 2년 간 혹독한 IT시장 경기전망도 지난 2001∼2003년의 경험에 비춰 심하지 않다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가트너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IT예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닷컴 붕괴기와 같은 급격한 축소는 예상되지 않는다며 IT가 비즈니스 전환의 전략툴로 자리잡은데다 이미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과 화학적인 결합을 이뤄 생산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최근 상황을 그 배경으로 설명했다.

 ◇휴대폰 포기 못해=실직으로 차에서 잠자는 한이 있더라도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꺼두지 않을 것이다. 양키그룹은 여전히 기본형 모바일 서비스는 물론이고 애플 아이폰, 블랙베리 스톰과 같은 고급형 서비스 판매도 계속 늘어나 2012년께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가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노트북PC의 인기=최근 인텔의 수요 감소와 매출 하락 경고에서 보듯 상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여전히 세계 노트북 시장은 뜨겁다. IDC·가트너에 따르면 저가형 노트북PC의 활약에 힘입어 올 3분기 PC 공급은 15% 성장을 알렸다. 비록 기업·가정의 씀씀이 줄이기가 가시화될 4분기에 PC·서버 감소세가 예상되지만 초저가 노트북 위주의 수요가 이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사업자의 건재=AT&T·버라이즌 등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과거 닷컴 붕괴 때보다 안정적인 위기대응에 나서고 있다. 양키그룹은 이미 3G·와이맥스와 기타 차세대 네트워크를 위한 자금확보가 이뤄져 금융위기가 통신 서비스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위기 돌파를 위한 긴축이 불가피해 통신장비 업체의 타격이 예상된다.

 ◇데이터 저장 수요는 계속 늘어=IT시장 전반의 축소전망에도 스토리지 분야의 전망은 희망적이다. IDC의 민톤은 “기업 데이터 저장요구는 최근 경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며 특히 스토리지SW가 향후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는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EMC·브로케이드 등의 올해 실적전망은 타 분야 업체들보다 매우 긍정적이다.

 ◇새로운 IT시장은 계속 나타난다=중국과 라틴아메리카 등 신흥 개발국은 올해도 판매 증가가 예상될만큼 여전히 IT업계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와 함께 중·동유럽과 중동·아프리카 등도 크지는 않지만 기존 주요 시장의 판매 위축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웃소싱=향후 새로운 IT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비용절감 효과라는 IT아웃소싱의 장점이 부각돼 지속적인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향후 2년간 매년 5%의 성장을 내다봤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