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시장 2.2% 축소"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인해 내년 반도체 시장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66개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가입돼 있는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작년 대비 2.5% 성장한 2619억달러를 기록하겠지만 내년 시장 규모는 2561억달러로 올해 대비 2.2%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WSTS의 예측이 현실화할 경우 세계 반도체 시장은 IT버블 붕괴로 반도체 수요가 감소했던 2001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WSTS는 지난 5월 올해 반도체 시장을 전망하며 당초 밝혔던 9.1%의 성장 예상을 4.7%로 하향 조정한 바 있지만 경기침체가 예상밖으로 심화되자 이번에 성장률을 재차 하향 조정했다. 2009년 전망도 당초 5.8% 증가에서 -2.2%로 크게 낮췄다.

 2010년에는 6.5% 성장한 2727억달러 수준으로 회복돼 다시 성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WSTS는 내년 마이너스 성장에 따라 지난해부터 2010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2.2% 증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일본 반도체 시장은 올해 작년 대비 8.5% 감소한 5조2600억엔 규모로 추산됐다. 내년엔 2.6%가 추가로 감소한 5조1200억엔에 그칠 전망이다. 이처럼 일본 반도체 시장이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최근 후지쯔가 반도체 사업을 분사했고, 엘피다메모리가 중국 공장 가동을 연기하는 등 사업 재검토를 고민 중이어서 일본 반도체 업계의 재편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다봤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