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직원이 P&G로 간 까닭은?

 ‘이상하지만, 이유 있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업체인 구글과 세계 최대 소비용품 업체인 P&G가 상대 회사에 직원들을 교차 근무시키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과 P&G의 교차 근무 실태를 단독 보도하면서 ‘이상한 커플’의 탄생 배경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두 회사가 교차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부터다.

 P&G 세제인 ‘타이드(Tide)’를 담당하고 있는 2명의 부장급 인력이 구글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P&G 직원 15명이 구글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직원 역시 P&G 본사가 있는 신시내티에서 일하고 있다.

 얼핏 전혀 어울리지도, 별다른 시너지 효과도 없을 것 같은 두 회사가 교차 근무를 실시한 이유에 대해 앨리슨 양 P&G 대변인은 “이 모두가 배움(learning)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상대방 회사 문화와 조직의 장점과 특정 소비자에 홍보 및 영업 활동을 강화하는 ‘타깃 마케팅’을 심도있게 습득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구글 측도 “P&G의 문화, 전문 용어, 브랜드와 전략에 관한 역사를 배우고 있다”면서 “함께 일하는 P&G 직원과 다양한 방식의 혁신에 대해 토론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회사가 ‘광고’라는 공통점 때문에 만났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P&G는 ‘차민(Charmin)’부터 ‘타이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소비재를 판매하기 때문에 매년 투자하는 광고 금액만 전 세계 90억달러에 이른다. 구글 역시 매출의 90%를 온라인 광고로부터 벌어 들일 정도로 핵심 경쟁력이 광고다. 효과적인 온라인 광고 기법을 알아내려는 P&G와 새로운 광고 매출 확대를 노리는 구글이 직원 교차 근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과 P&G의 직원 교차 근무가 논의된 것은 지난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두 회사 경영진이 만난 자리에서 직원 교차 근무 방법과 시기, 혁신 방법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