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최고경영자(CEO)들이 18일 상원금융위원회에 이어 19일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자동차 산업 금융 지원을 거듭 촉구했지만 상원이 관련 표결을 취소함에 따라 250억달러 공적자금 투입 결정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더욱이 빅3 CEO가 청문회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사치스런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방만한 경영에 이어 도덕적 해이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자동차 업계 공적자금 지원과 관련한 법안을 제출한 민주당은 당초 이번 주 안에 법안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원의 법안 표결 취소 결정으로 이번 회기 내 통과는 어렵게 됐다.
AP 등 현지언론은 상원의 관련법안 표결 취소결정을 보도하면서 일제히 빅3 CEO의 자가용 비행기 이용을 성토하고 나섰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민주당 내에도 법안 통과 가능성은 희박해진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릭 웨고너 GM 회장은 청문회에서 “파산을 면할수만 있다면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정부의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앨런 멀럴리 포드 CEO와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CEO도 유동성 문제 해결에 정부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CEO들의 자가용 비행기 이용 문제로 감정이 상한 의원들은 이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공화당 측은 3사의 본사가 있는 미시간주에서 의회가 있는 워싱턴까지 오는데 하나같이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한 것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기본적인 태도도 갖추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법안을 제출한 민주당 역시 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개리 애커먼 하원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빅3 CEO를 향해 “빈곤자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에 중절모가 턱시도를 입고 나타난 격”이라며 싸잡아 비난했다. 민주당 브래드 셔먼 의원은 “자가용 비행기를 처분하고 일반 항공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의향이 없느냐”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