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PC방 업계의 불매운동이 전 온라인게임 업계로 확대될 조짐이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찬근)는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만 PC방에 요금을 받는다”며 “PC방에 부과하는 온라인게임 이용요금을 인하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24일 밝혔다.
협회는 그동안 ‘대 게임사 정책위원회’라는 내부 조직을 구성해 이같은 결의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이 결의안이 내달 9일 열리는 중앙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전국 9000여개 회원 업소에 결의안 포스터를 부착해 PC방 이용 고객에게 정당성을 알릴 방침이다.
협회는 특히 결의안 비협조 온라인게임 업체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하고 협조 온라인게임 업체는 지원하기로 행동강령도 마련했다.
협회는 불매운동의 방안으로 △해당 게임 업체가 만든 온라인게임의 설치 거부 △기존 온라인게임의 삭제 △포스터 및 선전물 철거 등을 제시했다.
협회는 이에 앞서 지난 5일 엔씨소프트가 비협조적 태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신작 ‘아이온’의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영철 협회 정책국장은 “경기 침체로 PC방이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지만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공생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PC방에 요금을 물리지 말고 이용고객에게 받아야 한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조 국장은 또 “우리는 온라인게임 업계와 공생하고자 하는 의도이기 때문에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의 결의안에 대해 일부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모 게임 업체의 관계자는 “외국은 방식만 다를 뿐 선불카드 등으로 이용 요금을 받고 있다”며 “PC방끼리의 출혈경쟁으로 불거진 위기를 왜 해묵은 논쟁을 다시 꺼내 해결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게임 업체 관계자 역시 “온라인게임 업체가 PC방에서 일부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반대로 PC방 이용 고객의 절대 다수는 온라인게임 이용자”라며 “온라인게임 덕분에 PC방이 돈을 벌고 있는데 이제 와서 요금을 없애라는 주장은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