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실물경제 침체에 따라 국제 유가가 급등과 급락을 되풀이하는 불안한 요즘, 유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때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유가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소비 침체로 이제는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불과 몇 달 사이 등락 폭이 10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이렇듯 국제 유가의 불안한 현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국가 간 석유 자원 확보 경쟁, 산유국들의 보유 자원 무기화 등으로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기후변화협약에 의한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 압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어 에너지절약 실천과 이용 합리화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의 하나가 고효율기기의 이용 확대다. 고효율기기의 이용은 기존 제품에 비해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원천적으로 에너지 소비량 및 소비 금액을 감소시킬 수 있어 가정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생활에 불편함이 없이 에너지 절약을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기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기(appliances)의 효율 향상을 통해 원천적인 에너지 절약을 기하도록 하는 것이 보다 근원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이다. 에너지는 결국 기기에서 소비되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전·조명·사무기기, 자동차 등은 제품의 설계에 따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 수도 있고 적게 소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에너지절약형 제품의 보급 확대를 위해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고효율에너지기자재인증제도·건물에너지효율 등급인증제도의 네 가지 에너지효율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높은 고효율 전동기, 인버터 등 정부에서 절약 효과를 인정하고 있는 산업·건물용 고효율 인증제품의 사용도 에너지 절약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TV, 컴퓨터, 복사기 등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전기제품 중 사용하지 않을 때 소비되는 전력량을 대폭 감소시킨 대기전력저감 우수제품의 사용도 전력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본·독일 등의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에너지 이용 효율성이 아직 낮은 편으로 1인당 에너지 소비가 많음을 감안할 때 아직도 에너지 절약의 여지는 많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고효율기기를 많이 보급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반 소비자가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일이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은 각 제품에 부착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이나 에너지절약마크로 알 수 있다. 또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제품일 경우 고효율기자재마크 또는 인증서로도 고효율기자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서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고효율기기 사용을 확대해 전력 사용을 줄여나가야 할 때다. 허 윤 에너지관리공단 경인지역에너지기후변화센터장 hyn@kemc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