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황제 섬너 레드스톤 회장이 비아콤과 CBS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내셔널어뮤즈먼트가 보유해 온 극장 체인을 매각키로 했다고 26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내셔널어뮤즈먼트는 레드스톤 일가가 소유한 업체로 미디어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소식통에 따르면 레드스톤 회장은 은행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 1500개의 영화관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레드스톤 회장은 지난달에도 의결권이 없는 내셔널어뮤즈먼트의 지분 2억3300만달러어치를 매각했다.
레드스톤 회장이 지분 및 극장 체인을 잇따라 매각에 나서는 등 코너에 몰리게 된 데에는 대규모 담보 대출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드스톤 회장이 소유한 내셔널어뮤즈먼트는 사업 확대를 위해 비아콤과 CBS 주식을 담보로 16억달러를 대출했다. 문제는 최근 주가 가치가 급락하면서 대출 조건에 변동이 생겨, 상환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내셔널어뮤즈먼트는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 자금도 8억달러에 이른다. 업계 전문가들은 레드스톤 회장이 극장 지분 매각 만으로는 대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미디어 제국의 좀더 심도있는 구조조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팔리캐피털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극장 체인의 가치가 4억9500만달러에 이르지만 이를 매수할 주체도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레드스톤이 비아콤과 CBS 지분을 매각해 대출금을 갚아야 하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들은 레드스톤 회장의 ‘미디어 제국 균열’에 대해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레드스톤 회장이 회사를 매각해야 한다면 비아콤보다는 CBS를 먼저 팔 것이라고 전했다. 레드스톤의 대출 문제를 가장 먼저 보도한 월스트리트 저널은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 내셔널어뮤즈먼트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까지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 온다면 CBS와 비아콤의 운명도 바뀔 수 있다고 썼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