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기술과 관련해 국내 기업의 특허 점유율이 30% 수준에 육박하고 있지만, 정작 거둬들인 특허 로열티는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허청이 지상파DMB의 특허 로열티를 분석해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보유한 특허는 115건으로 전체(394건)의 29.2%에 달했다. 그러나 DMB 단말기 한 대당 지급되는 총 특허 로열티(4.4달러) 가운데 한국 기업에 배분되는 로열티는 0.38달러로, 전체의 8.4%에 불과해 유럽(81.7%)과 일본(4.4%)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반면에 유럽은 특허 점유율이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48%)임에도 실질적으로 전체의 80%가 넘는 로열티를 챙겨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DMB 기기당 적용되는 기술 분야별 로열티는 유럽 기업들이 특허를 많이 갖고 있는 시스템 분야가 3달러로 전체의 67%를 차지한 반면에 우리 기업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오디오(0.6달러·13.5%) 및 비디오(0.2달러·4.5%) 분야의 비중은 낮게 책정돼 있다.
우리 기업 특허 로열티가 적은 이유는 DMB 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시스템 전송방식 표준을 유럽기술(Eureka-147)로 채택하면서 이 분야에 한국 기업의 특허가 한 건도 없는데다, 우리 기업 중심으로 추진됐던 특허 풀 결성 움직임도 무산돼 외국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특허청은 분석했다.
2005년 국내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DMB 특허 풀을 결성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별로 해외 특허 풀이 이미 형성돼 있고 DMB 분야의 시장성 및 경제적 인센티브가 약하다는 점 때문에 결성 움직임이 중단됐다.
제대식 정보통신심사국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의 IT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거둬들이는 특허 로열티는 많지 않다”며 “기업들이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특허 풀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