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야심작 3G 아이폰에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소프트웨어(SW)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버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화려한 등장과 달리 SW 보안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출시 한 달여 만에 비상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SW나 전자제품에서 빚어지는 버그 논란은 결코 애플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웹메일 전송 오류, 휴대폰 전원 꺼짐 현상 등 각종 버그로 인한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지금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SW 테스팅이 중요한 이유다.
버그 논란은 제품 출시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SW 테스팅 단계를 소홀히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중대한 SW 결함을 제품 출시 이후에 발견했을 경우 수정 비용은 1만4000여달러에 해당된다고 한다. 만약 그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만이 쇄도하고 이것이 대규모 리콜 사태로 확대되면 비용은 1만4000여달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반면에 같은 결함을 가진 제품 출시 전, 테스팅 단계에서 결함을 발견했다면 절반의 비용인 7000여달러, 그보다 전 단계인 프로그램 코딩 단계에서 발견할 경우에는 1000달러 이하 비용으로 바로잡는 것이 가능하다.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우리 제품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의미에서도 SW 테스팅은 더욱 중요하다. 이는 고품질 제품에 대한 요구가 점점 강해지고 있어서다. 이에 최근 국내 기업들은 ‘품질 차별화’ ‘품질 경영’ 등 경영 방침하에 SW 테스팅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품의 기밀유지 명목, 혹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던 SW 테스팅을 전문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제3자에 의한 보다 과학적인 SW 테스팅을 수행하기 위해 외부 전문업체와 협력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SW 테스팅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은 실제 중요성에 비해 상당 부분 뒤처져 있다. SW 테스팅의 중요성에 대해 소비자가 인식하는 수준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 환율 하락 등 갖가지 경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기본은 ‘품질’이다. SW 테스팅을 소홀히 했을 때 세계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1등 제품으로 인정받는 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생각해 봐야겠다.
노성운 한국SW전문기업협회 부회장 cyber@bugtes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