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전력 차단 혁신기술 `러시`

 소리없이 전기료를 잡아먹는 ‘대기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 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분주하다.

 1일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인·영국 등 유럽 각국 기업들이 대기전력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혁신 제품을 선보였다.

 유럽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인들은 대기전력 비용으로 해마다 90억달러를 낭비한다. 이는 전체 유럽 에너지 사용량의 10%에 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전자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캘리포니아 가정의 대기전력 사용량은 전체의 25%에 달했다. 유럽위원회는 2020년까지 대기전력 상태의 전력 소모량을 최소 70% 이상 줄인다는 목표다.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지 않더라도 아예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는 기술이 등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의 기술 벤처인 ‘굿포유(Good for You)’는 전자제품이 대기전력 상태에 있을 때 내장된 소형 칩을 통해 자동으로 스위치를 완전히 꺼버리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신청했다.

 소비자는 현재 시판되는 모든 종류의 가전제품과 이 시스템을 연결만 하면 된다. 이 시스템은 가정내 모든 기기에 대해 독립적으로 작동해 PC는 사용하면서도 프린터나 스캐너 등 PC에 연결된 기기의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가전제품 제조업체들과 향후 출시될 신제품에 이 시스템을 내장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22개 국가에 350개 호텔을 운영 중인 NH호텔은 전세계 5만여개의 호텔 객실에서 이 시스템을 시범 운용 중이며 오는 2012년까지 20%의 전력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영국의 일렉트라테크는 TV 리모컨의 적외선을 감지해 대기 전원을 차단하는 ‘사바소켓(Savasocket)’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내년부터 30달러에 시판될 예정이다.

 영국의 또다른 업체인 원클릭테크놀로지스도 PC가 꺼진 상태에서 프린터·스피커·스캐너 등 PC 주변기기의 대기전력 공급을 막는 ‘인텔리플러그’ 제품을 최근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제품도 있다. 일본 닌텐도는 ‘위’ 게임 콘솔에 ‘끄기(OFF)’ 스위치를 없앴다. 전원 공급을 막으려면 사용자가 플러그를 뽑아야만 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