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창의적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

[현장에서]창의적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

 미국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기침체가 이제 실물경제로 옮겨가고 있다. 대외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비상 국면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 3년 정도는 극심한 경기침체를 각오해야 한다는 게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면 지금부터 글로벌 생존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지역 간, 산업 간, 시장 간 경계가 파괴돼 누가 경쟁자인지 모호하고 또 날마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끊임없이 창출되고 있어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어려운 현실 여건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 3분의 1을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도 매년 많은 예산을 투입,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뿐만 아니라 KOTRA, 무역협회, 민간협회 등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 현장의 중소기업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해외 마케팅 지원 사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외전시회나 수출상담회에 가보면 중소기업 쪽에서나 지원기관이나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게 현실이다. 나는 창의적인 마케팅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지원기관에서는 매년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사전 수요조사도 해보고 또 해외시장도 분석해 보지만 막상 현장과는 조금 동떨어진 사업계획을 세우기 일쑤다. 또 매년 해외전시회나 시장개척단 활동에 참여하는 업체 관계자들도 늘 똑같은 마음으로 상담에 참여하는 것 같다. 즉, 제대로 된 바이어 한 명만 건지면 된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 한 기업의 대표로부터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프랑스 수출상담회에 참여했더니 바이어가 상담테이블로 찾아와서 5년 전에 자신과 나누었던 상담기록을 보여주더라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상담기록을 전 직원이 공유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서로 만족해왔다면 이제는 서로 창조적인 파괴가 필요하다. 무거운 출장 가방보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역발상, 뒤집어보기가 더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김상우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산지역본부 과장 swkim@sb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