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및 SO와 치열한 경쟁 상황을 맞고 있는 인터넷(IP)TV 후발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이 방송 콘텐츠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코엑스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인터넷(IP)TV 3사와 업계 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IPTV 개국행사가 예정돼 있지만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아직까지 유력 방송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두 회사는 모두 지상파뿐만 아니라 유력한 PP와의 계약을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현재 확보한 콘텐츠는 일부 공공·교통·교육 채널 등 20개 미만에 그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방송 강자인 몇 개 PP와 먼저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개국 시점인 12일까지로 시점을 못 박기보다는 기간을 충분히 잡고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까지 금액 차이가 있지만 협상이 그리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LG데이콤도 세부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지상파 3사는 물론이고 유력 PP,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일부 사업자 등과 동시다발적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 성과는 없지만 지상파 및 온미디어와 CJ미디어 등 유력 PP와 의견을 조율 중인 상황”이라며 “KT가 맺은 기준으로는 후발 사업자들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에는, 협상 상대방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이라는 게 한순간에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와 케이블PP 등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는 평가다. 지상파와 온미디어 등은 KT와의 계약을 잣대로 사용하며 LG데이콤·SK브로드밴드를 압박할 수 있다. 협상을 서두를 이유도 없다는 반응이다.
아직 IPTV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CJ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여러 IPTV 사업자와 협상을 하고 있지만 꼭 IPTV에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면서 “좋은 조건이 제시되면 계약 체결이 이뤄지는 것”이라는 원칙론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 KT의 사례에서 보듯이 후발 사업자들도 ‘선방송, 후협약’의 카드를 빼들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후발 사업자들이 KT에 준하는 가격으로 협상에 도장을 찍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