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LCD 산업의 과제

 

권영수 LG디스플레이사장/yskwon@lgdisplay.com

 LCD 산업은 기술 발전과 소비자의 요구 충족을 바탕으로 비약적 시장 성장을 거듭하며 디지털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 자리를 확고히 해 왔다. 하지만 LCD 시장이 성숙기로 진입함에 따라 과거와 같은 급격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성장을 목표로 한 업계의 지속적인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로 LCD 업계는 심각한 공급과잉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LCD 업계는 이러한 위기를 여러 차례 경험한 바가 있었으며, 그때마다 업체들은 개척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대처,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전환하며 슬기롭게 극복하고 성장해 왔다. 현재의 위기 또한 LCD 업계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는지에 따라 더욱 큰 미래 시장을 창출해 나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두 가지 방향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수요 폭발을 유도해나갈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노트북PC가 좋은 예다. 미니노트북PC를 일컫는 넷북은 10인치 이하의 작은 크기로도 웹서핑과 간단한 문서 작업이 가능해 학생들이나 보험·영업 등 바깥 활동이 잦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며 새로운 시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기존의 기술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낸 것이다. 이 외에도 DPF(Digital Photo Frame), 퍼블릭디스플레이(Public Display), 의료·방송용 디스플레이, 인 비이클 디스플레이(In-Vehicle Display) 등 기존 기술을 응용하지만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애플리케이션을 끊임없이 개발함으로써 신규 시장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시야각을 조절할 수 있는 VIC(Viewing Image Control), 여러 각도에서 서로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멀티뷰(Multi View), 접거나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3D 디스플레이, 미러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제품으로 고객의 필요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혁신적인 원가 절감으로 기존 제품을 더욱 경제적인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수요를 확대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Max Capa, Min Loss’ 활동과 같이 최소의 투자로 생산성을 극한까지 향상시킴으로써 투자비를 절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협력업체와 윈윈 파트너십을 구축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그로 인해 얻어진 과실을 함께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상생경영을 정착시켜 원가절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전후방 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Business Transformation)도 총체적 원가절감의 도구로서 깊이 있게 고려해 봐야 할 것이며, 마스크 수 절감 기술, 프린팅 기술 등 획기적인 원가절감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LCD 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세심하게 살펴 원하는 제품을 경제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LCD 업계의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