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가 비용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가운데 대표적 IT 우량주 인텔과 HP가 조직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EE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인텔의 대규모 인력 감축이 코앞에 다가왔으며 HP도 EDS와의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핵심 인력 방출과 조직 통합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EE타임스는 FBR캐피털마켓의 크레이그 버거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텔이 전체 직원의 6∼7%에 달하는 5000∼6000명의 인력을 정리 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제조·비제조 부문을 합칠 경우 실질 감축폭은 최대 10%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를 통해 인텔은 연간 10억달러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텔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4분기 매출 목표를 17% 가량 하향 조정한데 따른 정해진 수순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버거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인텔이 지난달 발표한 이같은 매출 수정치를 9∼15%까지 추가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텔이 그동안 수익에 의존해 지급해온 보너스를 올해와 내년에 대폭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지난 2006년 9월 인텔은 1만500명의 인력 감축안을 발표했다.
경쟁사인 AMD도 4분기 매출이 3분기에 비해 25%나 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FBR은 인텔의 2009년 매출은 예상치인 351억달러보다 줄어든 343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HP가 EDS 합병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3년 간 2만46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추가 조직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HP는 EDS CEO인 론 리텐마이어가 연내 사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현 EDS 수석 부사장인 조 이저가 임명될 예정이다.
론 리텐마이어의 사임으로 EDS는 HP의 비즈니스기술부문으로의 흡수 통합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론 리텐마이어 CEO가 마크 허드 HP CEO에 직접 보고해온 것과 달리 조 이저 부사장은 앤 리버모어 비즈니스테크놀로지그룹장에게 매출을 보고하게 된다.
HP 대변인은 “이같은 변화는 HP의 EDS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