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지속가능한 남북 경협, SW 아웃소싱이 답이다

[통일칼럼]지속가능한 남북 경협, SW 아웃소싱이 답이다

 남북경협의 불협화음이 최근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불협화음의 근본적 원인은 남과 북의 정치적 견해 차이와 오바마 시대에 대한 양측의 기대 차이에 근거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남북 경협의 지속 가능 모델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지난 몇 년간 북한의 경제 개방 정책은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접근법을 이용해 실험됐다. 하지만 이의 대표적 사업모델인 경제특구정책은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최근의 사태가 잘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특구 정책은 북한이 가지는 체제의 특이성과 ‘황색바람’을 최소화하려는 북한의 의도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결국 북한이 아직은 시장 활성화나 특구 활성화를 우선하는 중국식 개혁 개방 모델에는 역부족임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일본의 북한 무역통계조사기관인 WTS(World Trade Search) 자료에 따르면 2006년을 기점으로 북한의 수출 총액이 22억달러로 전년 대비 38% 신장했으며,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전기 및 전자 기기(IT) 가공수출이 괄목할 신장세를 보여 총수출의 18%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과거의 농산품이나 광물 위주의 수출구조에서 IT 분야 품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한이 ‘북한 수출 산업의 기둥은 IT산업’이라고 천명했음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이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체제의 특수성을 극복하고 IT 분야나 소프트웨어 분야의 가공 무역 또는 아웃소싱을 통해 북한 IT산업이 국제분업구조에 편입됨으로써 북한 IT산업의 수출산업화가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개방정책에 비해 글로벌 생산시스템에의 적극적인 편입과 황색바람 차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아웃소싱 전략이 북한의 개방 초기 모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쪽에서는 선순환 고리를 발견한 셈이다.

 최근의 사태와 북한 IT 수출 증가 현상을 고려할 때 향후 대북 경협 전략은 다음과 같이 진행돼야 한다. 먼저 그동안의 특구 개발 전략보다는 투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IT분야 생산 분업 즉, 아웃소싱 경협 전략이 강력히 추진돼야 한다. 특히 아웃소싱을 추진할 때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고 북한이 가진 양질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 아웃소싱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최근 한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이미 대규모 애니메이션센터에서 디즈니사가 개봉한 포카혼타스나 라이언 킹 제작에 참여할 정도의 고도화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올 초에는 중국과 북한의 접경도시인 단둥에 중국 항저우게임서비스공사가 북한의 게임 및 애니메이션 아웃소싱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해 북한의 애니메이션 인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직접 대화를 통한 비핵화 실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협 원칙은 ‘경제적 타당성’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경협 전략은 ‘황색바람 차단과 경제적 실리’로 요약될 수 있다. 이 삼자가 모두 이길 수 있는 경협의 공통분모는 아웃소싱을 통한 분업전략이라 할 수 있다. 미 국가 정보위의 2025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에 의하면 앞으로 20년 안에 어떠한 형태로든 한반도가 통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 경제시스템 하에서 의미 있는 민족 통일을 이뤄야 하는 역사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 현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경협 전략은 소프트웨어 분야 아웃소싱을 통한 경협 선순환구조를 선도적으로 확립해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안준모 건국대학교 경영정보통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