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가 제리양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아룬 사린 전 보다폰 CEO(54)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야후 이사진의 신임 CEO 추천이 임박한 가운데 다수 후보 중 아룬 사린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급부상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단독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아룬 사린은 그동안 야후 사정권 밖의 인물이었다. 그러나 최근 야후 이사회가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IT 기업 출신 경영자를 물색하기 시작하면서 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영국 통신그룹 보다폰 CEO직에서 물러난 아룬 사린은 매출 기준 세계 최대 통신회사인 보다폰을 5년간 이끌면서 공격적인 인수 합병 등으로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사린 전 CEO가 보다폰 재직 시절 겪었던 경험이 야후의 현 상황과 닮은 꼴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룬 사린은 당시 주주들로부터 성장세가 둔화된 유럽 시장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맹비난을 받으며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이 과정에서 아룬 사린은 인도·터키 등에서 공격적인 지분 인수 등을 단행하고 비용 절감 자구책 등을 펼쳐 보다폰을 회생시켰다. 그가 보다폰에 합류한 이후 주가는 39%나 뛰었다.
보다폰에 몸담기 이전 시스코시스템스 이사회 멤버와 이동통신사인 보다폰에어터치 임원, 인터넷 콘텐츠 기업인 인포스페이스 CEO등을 거친 화려한 경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아룬 사린의 CEO 임명설에 대해 야후 대변인은 즉답을 회피했다.
한편 야후는 제리양 CEO가 MS와의 인수협상 실패 책임을 지고 사퇴함에 따라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외신에 따르면 수전 데커 야후 사장, 조너선 밀러 전 AOL 회장, 멕 휘트먼 전 e베이 대표 등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