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장추천위원회(위원회)가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신임 대표이사로 단독 추천함에 따라 남중수 전 사장의 중도하차 이후 지속된 KT그룹 전반의 경영 공백이 본격적인 수습 단계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독 후보로 추천된 이 전 장관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 앞서 대표이사 후보 자격으로 KT 사업부문별 업무 보고를 받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수순에 돌입한다.
이석채 후보는 “KT는 우리나라 IT 산업의 주춧돌과 같은 존재”라며 “공직과 학교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십분 발휘, KT 성장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IT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동력 확보 ‘절실’=하지만 과거 민영화를 계기로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면모를 일신한 KT가 최근 일련의 사태로 다시 한번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이 후보자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통신 매출 1위라는 화려한 찬사에도 불구하고 KT 주력 사업인 시내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완연한 하락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2005년 이후 KT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제자리 걸음이다.
새로운 수익 창출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대한 해법을 이 후보가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KT-KTF 통합 첫 시험대=이와 함께 KT 미래 비전에 대한 청사진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유·무선 통신 시장을 리딩하고 시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KT-KTF 합병’은 이 후보의 능력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민영화 이후 전체 이사회의 70%를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등 ‘형식적’으로는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보다 수준 높은 소유와 경영 분리, 견제와 균형을 실천하기 위한 지배구조 재편은 물론이고 ‘주인 없는’ 지분구조에 대한 재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점 또한 염두에 둬야 한다. 국내외 우호지분 확보 등을 통한 지분 구조 개편 등 다각적인 방법론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혁신 요구 해소 ‘기대’=공기업으로 출발한 KT가 민영화 이후에도 권위적이고 배타적인 문화와 파벌주의, 비대한 조직 등 공기업의 속성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는 안팎의 비판은 이 후보자가 임기 기간 중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바닥에 떨어진 3만7000여명 KT 임직원의 사기 회복과 나락으로 추락한 고객 및 시장으로부터의 신뢰 회복도 급선무다. 과감한 혁신이 아니고는 절대로 해결 불가능하다.
민간기업과 비교해 비대하다는 평가를 받는 조직·인력을 비롯, 학연과 지연 등 파벌주의 쇄신도 이 후보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주요 숙제 가운데 하나다.
한편, KT 사추위는 “이 전 장관이 KT의 비전 실현과 혁신에 필요한 기획력과 추진력에 있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KT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전략적인 사고능력이 뛰어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KT의 경영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자로 평가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김원배·황지혜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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