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제조업 비중은 1980년대 말을 정점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비중의 하락은 3D 업종을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선진국에서 관찰되는 경제의 서비스화 추이가 우리 경제에서도 시작됐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비중 증가로 제조업이 감소 추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은 부가가치 측면에서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며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조업 성장기반과 경쟁력 강화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중요한 이슈다. 즉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반 발전을 어떻게 도모하는지가 향후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금까지의 경제환경은 경제 성장에 따른 소득상승과 경제의 글로벌화로 인해 제조업을 둘러싼 환경도 급변했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맞아 제조업은 서비스 우위 추구와 서비스 아웃소싱 확대를 통한 가치사슬을 유연화를 강화하는 등 서비스 활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지식서비스의 아웃소싱은 제조업체의 비용절감과 혁신을 촉진해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 지식서비스 아웃소싱은 대기업과 달리 자체적인 전문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중소 제조업체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중소 제조업체는 회계·법률·변리·마케팅·시장조사·전시행사 등 경영지원 지식서비스보다는 연구개발·디자인·시험·검사·분석· 엔지니어링·경영컨설팅·교육훈련 등 제조지원 지식서비스를 활용한다.
특히 공공과학기반인 대학 및 산하연구소, 정부출연연구소, 공기업 등을 통해 많은 부분 지식서비스를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지식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 부족 등 아직까지 지식서비스의 아웃소싱 활용과 관련된 제반 환경이 성숙돼 있지 못해 활용도가 높지 않다. 향후 이러한 지식서비스 아웃소싱이 더욱 활성화되면 제조업의 지식 경영 및 핵심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불투명한 지식서비스 시장의 수요기반을 확대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정부가 2012년까지 지식 서비스 산업에서 3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10대 유망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취약했던 인프라와 인력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렇게 육성된 지식 서비스 산업이 향후 중소 제조업과 협업에 지원된다면 상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2005년 ‘신사업활동촉진법’을 제정해 중소기업 간 협업에 46억엔을 지원했으며 이탈리아도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개별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 간 네트워크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노르웨이도 서비스 산업 혁신을 위해 2005년까지 연구개발 지원 제도를 운영했고 네덜란드는 중소서비스업혁신 지원을 위해 서비스 혁신 바우처(Innovation Vouchers for SMEs)를 운영했다.
이런 면에서 우리도 전문 지식 서비스산업의 역량과 제조업의 상호 협업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제도적 방향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를 바탕으로 마케팅, 컨설팅, 시장조사, 금융, 광고 등 지식기반서비스업과 제조업의 협업은 앞으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제조업만으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이러한 지식 서비스가 합쳐져야 제조업은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 정부가 더욱 현명한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류병훈 EMW안테나 대표이사 ryu@emwanten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