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가 온라인게임 자동사냥 프로그램 근절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특히 게임업체뿐 아니라 인터넷기업협회와 게임산업협회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의 유통과 판매를 막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는 등 관련업체들의 동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본지가 지난달 18일 이의 심각성을 심층 보도하자 이달 3일 정부가 관련법을 고쳐서라도 온라인게임 산업의 독버섯인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처벌하겠다고 밝히면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지난달부터 자동사냥프로그램 근절 대책에 나선 이후 넥슨, NHN, KTH, 게임하이 등 주요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잇따라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사냥 프로그램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했지만 게임업체들은 이용자 이탈을 우려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왔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달 ‘아이온’ 오픈과 함께 자동사냥 프로그램 판매 업체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경고장을 보냈으며 지금까지 8곳을 상대로 경찰에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엔씨는 또 주요 포털에 자동사냥 프로그램의 간접 광고를 없앨 수 있도록 업무 협조를 요청하고 자동사냥 프로그램 판매 업체 신고센터를 개설, 이용자들의 제보를 받기 시작했다.
KTH(대표 노태석)는 ‘십이지천2’에 ‘자동 사냥 방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게임 이용 중 무작위로 자동 사냥 방지 창이 뜨는데 이용자는 여기서 제시하는 숫자를 마우스로 클릭하지 않으면 자동사냥 프로그램 이용자로 구분, 횟수에 따라 경고에서 영구 정지 등의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자동 사냥을 방지하기 위해 30명의 전담 인력을 별도로 두고 24시간 감시 시스템도 갖췄다.
넥슨(대표 권준모)은 두달여 전부터 자동사냥 프로그램의 패턴 파악을 통해 적발 시스템을 새로 개발했다. 아울러 자동사냥 프로그램 사용자를 직접 찾아내는 단속 전담 인력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게임하이(대표 김건일)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지만 최근 철저한 로그 분석을 통해 자동사냥 프로그램 이용자로 판명되면 영구 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NHN(대표 최휘영)은 10월부터는 ‘본인인증제’를 전 서버에 확대, 최초 회원가입 단계 이후에도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게 하는 등 자동사냥 프로그램 근절 대책을 내놨다.
한편 인터넷기업협회와 게임산업협회도 자동사냥 프로그램의 유통과 판매를 막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이같은 움직임은 인터넷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게임 내 질서를 어지럽히고 게임성을 떨어뜨리는 불법적 자동사냥 프로그램 및 장치의 온라인 상 광고와 유통을 근절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11일 맺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 협회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의 유통 및 온라인상 광고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을 삭제하는 등 공동 대처를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양 협회는 이 같은 협력으로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근절하고 건전한 인터넷 이용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오토매크로 판매자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도 검토 중”이라며 “다각적인 노력으로 오토매크로 유통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