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 버블이 꺼졌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버블이 생기지조차 않았다.”
모바일웹2.0포럼(의장 김진홍)이 주최하고 전자신문이 후원해 11일 열린 ‘모바일&웹2.0 리더스 캠프’에 참가한 업계 종사자 및 전문가들은 “한국의 웹 비즈니스에 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형성될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사회, 문화, 경제적 요인으로 웹 산업에서는 혁신이 없었다는 뜻이다. 130여명의 참가자들은 웹 혁신을 위한 전체적인 토양이 약하기 때문에 기업, 정부의 전반적인 변화 없이는 웹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공감했다.
조산구 KT 상무는 “세계 웹 비즈니스가 역동적으로 변할 때 한국 시장은 변화가 없었다”며 “땅에 박힌 자전거를 타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화두를 던졌다.
파워블로거인 서명덕씨는 “해외에서는 웹2.0에 매료되고 거품론이 울릴 때 한국은 변죽만 울리다가 끝났다”고 지적했다.
류중회 올라웍스 대표는 “인터넷은 그 자체가 문화와 시스템이기 때문에 국내 성공모델을 그대로 해외에 들고 갔을 때 실패한다”며 한국에서 성공한 웹2.0기업이 나오지 않는 원인을 분석했다.
창업에 부정적인 인식이 새로운 웹 벤처의 탄생을 가로막아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류한석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소장은 “대학생의 1.8%만이 창업을 원한다”며 “인식, 투자, 성공사례가 모두 부정적인 악순환의 고리가 공고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책임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경익 판도라TV 대표는 “결국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은 기업이며 기업의 책임도 크다”고 강조했다. 파워블로거인 서명덕씨 역시 “신생 기업은 실패를 환경이나 다른 기업 탓으로 돌리지 말고 진정으로 자기 웹이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에서 노력을 하는 만큼 정부 정책이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향으로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재포 CBSi 대표는 “최근 법 제정작업을 보면 구석기 시대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든다”며 “정부의 역할은 비법적 영역을 줄이면서 사업의 불안정성을 낮춰주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승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팀장 역시 “산업의 고민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야 하는 데 소통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동의했다.
모바일&웹2.0 리더스 캠프는 현업 종사자들이 느끼는 산업 환경의 문제점과 고민을 교류하는 장으로 유무선 융합 시대에 인터넷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올해 첫 개최됐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