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이 4세대 이동통신 주도권 경쟁 서비스인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를 의식해 LTE(Long Term Evolution) 서비스 개시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11일 세너제이에서 열린 차세대 통신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한 딕 린치 버라이즌 CTO는 “이르면 내년 LTE 서비스를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러야 2010년께 가능할 것이라던 당초 목표를 1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이 수정 계획이 실현될 경우 버라이즌은 세계 최초로 LTE 서비스를 상용화하게 된다.
LTE는 한국 등이 주도하는 모바일 와이맥스와 4세대 이동통신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 와이맥스 진영의 미국 스프린트넥스텔은 지난 10월 클리어와이어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 볼티모어 등 일부 지역에서 와이맥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합작법인은 2010년까지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망을 확충할 계획이었지만 심각한 미국 내 경제위기에 직면해 투자 및 서비스 지연을 예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버라이즌이 LTE 조기 서비스를 선언함에 따라 미국 내 4세대 이동통신 표준경쟁은 절대우위를 가릴 수 없는 안갯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시장 선점을 위한 LTE 진영 간의 서비스 경쟁도 점쳐진다. 미국의 또다른 통신사업자인 AT&T는 최근 4세대 기술로 LTE를 선택했다. AT&T는 버라이즌의 CDMA(EV-DO) 방식에 비해 차세대 서비스 전환이 용이한 GSM(WCDMA) 방식을 사용 중이다.
지난 9일 존 스탠키 AT&T CTO가 뉴욕에서 열린 UBS 컨퍼런스에서 “EV―DO에서 LTE로 바꿔야 하는 버라이즌 보다 AT&T가 더 유리한 입장”이라며 “서비스 개시 시기는 2∼3년 후가 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버리이즌의 공격적인 계획이 이번에 공개됨에 따라 AT&T도 서비스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LTE가 이달 안에 기술 표준으로 비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NTT도코모는 2010년 하반기께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은 2011년을 전후해 서비스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