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MVNO·단계적 와이브로 병행`

 케이블TV업계의 이동통신시장 진출방식이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 순차적인 와이브로 도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14일 복수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경영진에 따르면, 케이블 업계는 이통시장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 방식으로는 망을 임대하는 MVNO에다 일부지역에서 직접 이동통신사업자(MNO)가 되는 와이브로를 선택, 도입키로 방향을 잡았다.

 케이블 SO들은 방통융합시대에 맞춰 1년 가까이 이통시장 진출을 놓고 고민해왔다. 업계 CEO들은 최근까지 십여차례의 회의를 통해 MVNO와 와이브로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접근법을 선택하고 막바지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VNO는 전국 서비스를 하고 와이브로는 초기에는 수도권 등 일부지역에서 시작한 후 사업 성숙도에 따라 권역을 넓혀가는 방식이다.

 MSO 한 대표는 “케이블TV 방송업계의 이통시장 진출은 미래를 위해 당연히 가야하는 길”이라며 “빠르면 연내 업계 공동의 입장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 업계는 이통시장 진출을 위해 수차례 연구 용역을 거쳤다. 초기 연구에서 와이브로가 도입성과에 비해 과도한 투자비용이 문제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SO업계는 추가 검토를 통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업계에 유리하고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를 찾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케이블 업계의 입장은 이통시장 진입을 위한 방향을 정한 것일뿐 진출의 시기나 속도 등에서는 여전히 해결돼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MVNO든 와이브로든 진입을 위한 문턱이 너무 높다면 어차피 시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 업계는 정부의 적절한 조율과 후발주자에 대한 배려를 이통시장 진출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다. 각 업체가 분담해야 하는 막대한 투자재원의 조달 계획도 필요하다.

 다른 SO의 사장은 “MVNO도 이동통신망 재판매에 대해 합리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어차치 후발주자는 진입하기 어렵다”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케이블 업계가 와이브로에 직접 진출하도록 독려하고 있는데, 이 역시 업계가 수긍할 만한 조건이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SO의 고위 관계자는 “4세대(G)로 가면서 와이브로는 방송과 통신, 초고속인터넷,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게이트웨이로 묶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SO는 통신과 전면적인 경쟁을 벌이는 시대로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